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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매시장 땅이 떵떵거린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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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지난 15일 수원지방법원 경매3계. 경기도 화성시 남양동 921㎡ 임야가 경매에 나와 3억원에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는 1억2433만원으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241%나 됐다.

이 법원에서 지난달 24일 열린 화성시 매송면 야목리의 임야 입찰에선 26명이 몰리기도 했다. 301㎡ 크기의 작은 토지가 1986만원에 나와 4010만원(낙찰가율 202%)에 낙찰됐다.

경매시장에서 토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투자자들이 개발 호재가 있는 토지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토지 시장에 대한 규제가 대폭 풀리는 데 따른 기대심리도 크다.

무엇보다 지난달 30일 전격적으로 단행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허가구역이 풀리면서 수혜를 받는 대표적인 곳이 화성시다. 총 9만1295필지, 306㎢의 면적이 이번에 허가구역에서 풀렸다. 자연스럽게 주택용 부지 등 개발 여지가 많은 지역 주변을 중심으로 토지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경매시장에서 토지가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는 이유다.

당장 지난달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5월 화성시에서 나온 임야 경매는 모두 9건으로 평균 응찰자수는 4.2명이나 됐다. 이전엔 월평균 응찰자가 2명 정도에 불과했으나 지난달부터 갑자기 늘어난 것이다. 평균 낙찰가율도 71.3%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70%를 넘었다.

춘천지역 토지경매에 85명 몰리기도

전국 기준으로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토지경매 응찰자 수는 6571명으로 전월 대비 12.1% 늘어났다. 전체 진행 건수가 7851건이므로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2.36명 수준이다.

경매로 토지를 산 낙찰가총액이 특히 많이 증가했다. 5월 토지의 낙찰가총액은 3491억원으로 전월 대비 36.9%로 대폭 증가했다.

지지옥션 남승표 선임연구원은 “주택시장 침체로 투자자들이 토지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인한 거래활성화 기대감이 경매시장에서 토지가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경매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토지는 일반 거래 시장과 비슷하다. 광명, 하남, 시흥 등 보금자리지구 인근이나 개발 여지가 있는 용인, 화성 등이다.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에 따라 강원도 춘천이나 주변지역 땅도 인기다.

예컨대 20일 경매에 나온 2만5626㎡ 크기 춘천시 남산면 임야는 5억7777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 땅은 감정가가 3억2036만원으로 낙찰가율은 180%나 됐다.

앞선 5월30일엔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의 6244㎡ 임야 경매에는 올 들어 가장 많은 응찰자인 85명이 몰려 화제가 됐다. 999만원짜리 땅이 7800만원에 팔려 낙찰가율은 781%나 됐다. 화천군은 경춘선 주변으로 향후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지자체에서 관광지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주택 시장이 활기를 띠는 부산이나 광주 등 지방의 토지도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달 경매시장에서 부산과 울산의 토지 낙찰가율은 93.48%, 97.45%를 각각 기록했다. 대부분 거의 감정가 수준에서 낙찰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광주 지역 땅의 경우 낙찰가율은 72.17% 수준으로 전국 평균과 비슷하지만 낙찰률(경매건수 대비 낙찰건수)이 44.05%로 높다. 경매에 나온 전체 매물(84건) 가운데 절반 가까운 37건이 팔렸다는 이야기다. 토지시장에서 전국 평균 낙찰률은 35% 수준이다.

전북 지역 토지의 경우는 낙찰률과 낙찰가율 모두 높다. 낙찰률은 43.48%, 낙찰가율은 96.17% 수준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광개토개발 오세윤 사장은 “하반기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린 곳 가운데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정부는 서울 면적의 3.5배에 달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난 5월30일부터 모두 풀었다. 이는 전국 토지거래허가구역 4496㎢의 절반 정도인 2154㎢ 수준이다.

해제지역 가운데 경기도 과천, 하남시 등 보금자리주택지구 주변이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지정지인 대전 등도 포함돼 해당지역 토지시장이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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