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쇼핑 가기 전 스마트폰으로 상품 검색 … 한국 26%, 미국 7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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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쇼핑하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제품을 구매할 때 스마트폰으로 제품 정보를 얻거나 가격 비교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맥킨지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6개월간 스마트폰으로 생필품이나 의류를 구매하기 전에 관련 정보를 검색한 경우가 26%였다. 한국보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더 많은 미국의 경우 이 비율은 더 높았다. 소비자 10명 중 7명은 물건을 사러 매장에 가기 전 상품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0명 중 4명 이상은 쇼핑 중에도 검색을 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많은 기업은 모바일 기기를 통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크로거는 ‘셀파이어’라는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과 제휴해 할인 쿠폰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주고 있다. 이 앱을 통해 내려받은 쿠폰을 가까운 크로거 매장에 가져가면 할인 혜택을 받는다. 위치기반쇼핑 앱인 ‘숍킥’은 대형 가전매장 베스트바이나 할인매장 타깃 등과 제휴해 스마트폰 이용자의 위치와 가까운 매장의 할인 정보와 쿠폰을 전송한다.

 제품의 개발이나 마케팅 과정에 고객들을 참여시키는 노력도 많다. 식품업체 ‘스플렌다’는 SNS 페이스북에 자사 ‘팬 페이지’를 만들어 팬으로 등록하면 무료 시제품을 나눠주는 행사를 해서 제품 인지도를 높였다. P&G는 60만 명의 파워 유저(적극적인 사용자)를 제품 개발에 참여시키고, 이들이 자사의 제품에 대한 구전 홍보를 담당하도록 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이 같은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맥킨지가 조사한 10개 국내 기업 가운데 모바일용 웹페이지를 구축한 곳은 3곳에 불과했다. 신정호 맥킨지 전략전문가는 “스마트폰이 급격히 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도 디지털 마케팅 전략 담당 부서를 별도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스마트폰·SNS·태블릿PC 등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의 특성에 알맞은 각각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다른 조사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IBM은 미국·일본·영국·독일·중국 등 5개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를 근거로 기업들의 소비자들에 대한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소비자의 75%가 ‘제품 및 서비스 아이디어를 제공할 의사가 있으며’, 55%는 ‘제품 또는 브랜드 홍보대사가 될 의향이 있다’고 답했던 것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전자제품이 증가하는 것도 소비자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이유다. IBM 미국 본사 기업가치연구소 권양진 팀장은 “소비자가 자신의 필요와 아이디어를 기업에 제공하게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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