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현대·SK 선두경쟁 관심권서 밀리자 불만

중앙일보

입력

"우리에게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

프로농구 현대 이상민은 지난 19일 삼성과의 경기를 마친 후 현대와 SK간의 우승 다툼이 치열한데도 팬들은 별로 재미있게 지켜보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 신선우 감독도 "5~6위 팀들 경기가 더 중요하지 않느냐" 고 되물었다. 선두 경쟁보다는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이 걸린 중위권 레이스에 더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SK도 23일 SBS와의 충주 홈경기 관중석이 썰렁할까봐 우려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선두를 다투는 홈팀에는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 며 경기장에 나오도록 유도했다.

현대.SK의 레이스는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현대가 우승하면 3시즌 연속 정규리그를 제패하면서 플레이오프 우승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 또 명문팀이란 이미지를 굳히게도 된다.

SK가 정상에 오르면 시즌을 앞두고 벌어졌던 투어 챔피언십에 이어 2개대회 연속 타이틀 획득에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자신감까지 얻게 된다.

현대와 SK 사이에는 챔피언 타이틀만 걸려 있지 않다. SK 서장훈은 현대 이상민.조성원 등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재키 존스.로데릭 하니발은 조니 맥도웰과 외국인 선수상을 다투고 있다.

SK 황성인은 신인상 후보다. 개인 타이틀 향방은 우승 여부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선두경쟁이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프로농구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유는 초반부터 현대.SK가 독주, 3위 이하 팀이 추격할 여지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두 팀은 5라운드 들어서자마자 플레이오프 4강 티켓을 결정지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이유는 챔피언 결정전 우승만 '진짜 우승' 으로 여기는 분위기 때문. 프로야구의 예에서 보듯 단일리그로 시즌을 운영하는 한 피할 수 없는 문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