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업종 교류 '설성회'…첨단카드사 세우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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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이 다른 기업들의 모임인 이(異)업종 교류회가 회원 공동으로 출자해 신규사업을 벌인다.

충북 음성군에 둥지를 틀고 있는 10개 기업으로 이뤄진 '설성회' 는 최근 'RF카드사업' 을 위한 합작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산하 이업종교류회가 공동사업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성회가 사업을 벌이기로 한 RF카드는 기존의 자기(磁器)식 카드를 대신할 수 있는 주파수 인식 방식의 첨단카드. 고속도로 이용료를 낼 때나 사원 신분증.신용카드 등으로 활용된다.

이 카드사업을 위해 설성회는 자본금 4억원 규모의 신규법인을 다음달 설립해 충북 진천에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설성회가 이처럼 공동사업으로까지 협력관계를 확대한 데는 이업종교류회 가운데 공정개선.생산성 향상 등과 관련한 공조(共助)가 잘 된 모범사례로 꼽힌 점이 밑거름이 됐다.

이업종교류회의 특징을 살려 공장 책임자급들로 모임을 구성하고 회원사에 대한 지원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일주일씩 해당 회사로 직접 출근해 숙식을 같이 하며 아이디어를 짜내 일부 회원업체는 생산성을 72%나 올렸다.

㈜향상산업은 복잡했던 생산공정을 고치고 종업원들이 앉아 생산하던 방식을 입식으로 바꿨다.

그러자 제품생산은 시간당 25개에서 43개로 늘어났다. 설성회는 앞으로 물류공동사업 등을 펼칠 예정이다.

코스닥에 등록하는 업체는 상장이익 중 일정액을 지역사업에 내놓기로 잠정 합의했다. 백성천 LCC 사장은 "이업종 교류 활동으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등 위기극복에 많은 도움이 됐다" 고 자평했다.

설성회 회원사로는 자동차용 고압호스를 만드는 금아인터내셔날을 비롯해 스테인리스 와이어 로프 수출업체인 성산강재 등이 있다.

국내 최대 창호용 롤러 생산업체인 향상산업.국내 대표적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생산업체인 ㈜LCC 등 각기 자기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들도 많다.

음성〓이석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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