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 자사주 매입공시 큰 효과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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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시즌을 앞두고 거래소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상장기업들의 자사주(自社株) 매입 공시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고 있으나 주가 떠받치기에는 이렇다할 효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가 21일 발표한 '상장기업의 자사주 취득 공시 현황' 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2월 19일 사이 자사주 매입 공시는 6개사 7건에 불과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48개사 52건으로 7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이 사들이겠다고 한 자사주도 지난해는 공시한 회사 전체 주식수의 1.6%인 1백93만주였지만 올해는 전체의 6.8%인 5천7백83만2천주로 증가했다.

자사주 매입 공시를 한 48개사 가운데 주가가 오른 회사는 종근당을 비롯한 24개사며 주가가 오히려 떨어진 곳은 신세계백화점 등 24개사에 달했다.

그러나 주가가 오른 회사를 보면 종근당.중외제약.유한양행.서흥캅셀 등 최근 바이오칩 붐을 타고 주가가 오른 제약주들이 많아 이들 회사를 제외할 경우 자사주 매입 공시 때문에 주가가 오른 회사는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종목별로는 종근당이 18일 종가가 자사주 매입 공시를 한 날 종가보다 31%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고 다음으로 ▶서흥캅셀 26.58%▶경인양행 24.85%▶신세계백화점 1우B 18.71%▶중외제약 18.4% 등이 많이 올랐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진 종목은 한국제지가 27.91%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고 ▶신대양제지 23.5%▶동양종합금융 19.9%▶신세계백화점 19.03% 등의 순서였다.

증권거래소 노병수 과장은 "올들어 거래소와 코스닥의 주가 차별화가 심화되자 거래소 상장기업들이 주총을 앞두고 투자자 반발 등을 우려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며 "자사주 매입 공시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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