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육류 물동량 자동인식 관리…가락시장 최첨단 유통센터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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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2018년 9월. 추석을 앞두고 음식 준비에 나선 주부 김○○씨는 태블릿 PC를 이용해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접속했다. 시장엔 오후보다 오전 가격이 싼 사과와 배가 들어와 있어 미리 사두기로 결심하고 구매 예약을 해둔다. 해산물 가격은 많이 올라 좀 더 고민해 보기로 한다. 다음날 시장에 가서 사둔 사과를 찾아오기로 하고 시장 내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받기로 예약한다.

시장에 자주 가는 김씨는 자가용 승용차의 번호를 등록해 두었기 때문에 출입이 자유롭고 주차요금도 한꺼번에 계산한다. 시장 내 번호판 인식 시스템이 가동되기 때문이다. 김씨가 사과를 산 청과상 주인 이○○씨는 사과 주문서를 보며 남은 물량을 확인한다. 이날 입고 예정돼 있는 감을 내릴 하역장과 창고 현황도 알아본다. 배추가 생각보다 안 팔려 재배 농민과 전자문서 교환시스템을 이용해 출하 예약 시점을 10일 늦추자고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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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최첨단 시장으로 변신하는 2018년에 일어날 일이다. 서울시는 16일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시설 현대화 1단계 사업 공사를 시작한다고 15일 밝혔다. 해외 차관 4590만 달러와 국비 등 933억원을 들여 1985년 문을 연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은 부지규모가 54만3000에 달하며 현재 5000여 개의 매장이 영업을 하고 있다. 하루 이용객 수만 13만 명, 거래 금액은 130억원에 달한다. 서울시민이 먹는 농수산물의 절반 정도가 이곳에서 거래된다. 하지만 거래량이 하루 8000t에 달하면서 수용할 수 있는 한계(4700t)를 넘어섰고, 시설이 낡아 안전문제도 제기돼 왔다.

 설계가 확정된 1단계 사업은 2013년 완공된다. 1단계 사업 부지 외의 시장 건물에서는 영업을 계속한다. 이 기간 동안 판매동(소매동·친환경농수산물유통센터), 업무지원동, 편의시설동 등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판매동에는 농수산물을 소매로 판매한다. 육류, 회 등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푸드코트도 들어설 예정이다.

3개 동으로 나뉘어 지어지는 편의시설에는 지역 주민을 위한 의료시설, 서점, 약국 등이 들어선다. 시장의 랜드마크가 될 지 코어 광장에는 안내센터와 전시실, 공연 무대 등이 만들어진다. 수산동, 청과시장동, 축산동, 집배송 센터를 짓는 2, 3단계 사업은 2018년까지 진행된다.

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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