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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불 베팅해 51.50불 돌려준 '룰러 온 아이스'

미주중앙

입력

룰러 온 아이스(왼쪽)가 11일 제 143회 벨몬트 스테익스에서 스테이 서스티를 따돌린 뒤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AP]


룰러 온 아이스(Ruler On Ice)가 하얀 카네이션을 뒤덮은 대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11일 뉴욕주 엘몬트의 벨몬트 파크에서 막을 올린 제143회 벨몬트 스테익스에서 배당률 24-1의 룰러 온 아이스가 스테이 서스티(Stay Thirsty)를 1과 3/4 마신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거머쥐는 파란을 일으켰다. 룰러 온 아이스에 2달러를 건 도박사들은 무려 51.50달러를 돌려 받았다. 대회 사상 8번째로 높은 페이오프(payoff)다.

'빙판의 황제'라는 뜻인 룰러 온 아이스는 켄터키 더비와 프리크니스 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했던 경주마라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다. 게다가 다혈질이고 주위가 산만하다는 평이었다. 하지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넘치는 게 그의 장점. 몇 몇 도박사들은 "집중만 잘한다면 일을 낼 수도 있다"라며 과감하게 베팅을 했다.

집중력 강화를 위해 룰러 온 아이스는 이날 처음으로 눈가리개까지 사용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레이스에서 줄곧 2위를 달리며 페이스를 조절한 룰러 온 아이스는 막판 0.25마일을 남긴 지점부터 기수 호세 발디비아 주니어의 채찍질이 빨라지며 더욱 세차게 내달렸고 결국 막판 스퍼트로 1위를 질주하던 스테이 서스티를 제치고 피니시 라인을 가장 먼저 끊었다.

5만5779명의 관중이 들어선 이번 대회는 당초 켄터키 더비 우승마인 애니멀 킹덤과 프리크니스 우승마 셰클포드의 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다. 프리크니스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해 유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애니멀 킹덤은 그러나 게이트서 출발하자마자 머초 마초맨과 몬존 사이에 끼어 넘어질뻔한 위기에 몰리며 6위에 그쳤다. 셰클포드는 5위.

룰러 온 아이스의 마주는 뉴저지 출신의 조지와 로리 홀 부부. 이들은 아들이 유소년 하키에서 활약해 말의 이름을 룰러 온 아이스라고 지었다. 룰러 온 아이스는 지나치게 다혈질인 성향 탓에 조기에 거세됐다. 조련사인 켈리 브린은 "거세를 한 뒤에도 여전히 와일드했다. 경마장에 데려오는 것도 정말 큰 일이었다"며 "하지만 눈가리개를 사용한 효과가 있어서인 지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며 기뻐했다.

벨몬트 스테익스는 켄터키 더비와 프리크니스 스테익스와 더불어 미국의 3대 경마를 이루는 권위있는 경마대회다. 1867년에 시작된 가장 오래된 대회로 금융업자이자 외교관인 오거스트 벨몬트의 이름을 땄다.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경주 거리와 트랙이 자주 바뀌었다. 1905년부터는 매년 6월초에 뉴욕 시 근처의 벨몬트 공원에서 열리게 됐고 코스도 1926년부터 1.5마일로 고정됐다.

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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