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플렉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폐지 나스닥 진출

중앙일보

입력

[뉴욕〓신중돈 특파원]세계 최대의 주식시장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통신장비 제조업체 에어로플렉스가 17일(현지시간) 미 증시 사상 처음으로 NYSE 상장을 폐지하고 장외시장인 나스닥으로 옮겼다.

지금까지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이 '큰 형님' 격인 NYSE로 옮겨간 사례는 많았지만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에어로플렉스의 마이클 고린 회장은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에서 유사 업종의 종목들과 함께 거래되는 것이 회사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상장 시장을 바꾸게 됐다" 고 설명했다.

1983년 NYSE에 상장된 에어로플렉스의 현재 시가총액은 7억2천만달러에 이른다. 나스닥에서의 거래는 다음달 21일부터 이뤄진다.

월가에서는 에어로플렉스의 나스닥 전향이 상장기업 유치를 놓고 나스닥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NYSE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스닥 시장을 관할하는 전미증권업협회(NASD)는 에어로플렉스의 결정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NYSE에서 상장을 지속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기업이 자발적으로 이를 포기하고 나스닥으로 옮겨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 말했다.

프랭크 자브 NASD 회장은 "에어로플렉스가 가장 혁신적이고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 몰려 있는 나스닥 가족이 된 것을 환영한다" 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벤처기업 창업 및 투자가 봇물을 이루면서 나스닥은 현재 5천개에 가까운 첨단기술업종 기업을 유치, 상장기업 수에서 세계 최대 규모로 발돋움했다.

NYSE에는 나스닥보다 적은 3천25개 기업이 상장돼 있지만 시가 총액에서는 16조달러로 나스닥을 앞서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