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변 소화전 방수구 뚜껑 도난 줄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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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울산지역의 도로변 소화전이 방수구 뚜껑(캡)이 도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화재 때 소방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도로변에 설치한 소화전은 방수구 뚜껑에 소방호스를 연결한 뒤 꼭지를 돌리면 고압의 물이 뿜어져 나온다. 뚜껑이 없을 경우 호스를 연결해도 수압이 떨어지고 물이 새는 등 소화를 어렵게 한다.

 울산시 소방본부는 4∼6월 석달동안 148개 소화전에서 301개의 방수구 두껑을 도난당했다고 13일 밝혔다. 울산지역 전체 소화전 1444개의 10%가 넘는다. 도난당한 뚜껑 수도 4월 71개에서 5월 87개로 늘었고 이달 들어 이미 143개가 사라졌다.

 지름 65㎜, 무게 1㎏인 황동재질의 방수구 뚜껑 구입가격은 1개당 2만원 정도. 하지만 고물상을 통해 800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소방본부는 추정했다.

 소방본부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데다 소화전이 일정한 간격으로 도로변에 설치돼 있어 도난의 표적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법상 소방시설을 훼손할 경우 5년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울산시소방본부 대응구조과의 김영규 담당은 “소화전은 화재 발생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긴급 주요시설”이라며 “수상한 사람을 발견할 경우 119나 경찰서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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