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열린 광장

안보 위협엔 응징 의지가 정답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이영계
육군협회 지상군연구소장
예비역 육군중장

남한 정부와의 대화를 요구해 오던 북한이 최근 태도를 돌변해 군사적 보복을 거론하며 위협을 가하고 있다. 실제 행동에 들어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우리로선 경계태세에 한 점의 허점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 내부의 분열과 이기(利己)는 나라의 미래를 결코 보장하지 않는다. 설사 우리의 국력이 월등하다 해도 그렇다.

 바둑 격언에 ‘선오십가작필패(先五十家作必敗)’라는 말이 있다. 먼저 오십 집을 낸 쪽이 반드시 진다는 말이다. 몸조심과 방어, 이겼다는 자만심 탓에 적극적으로 승부를 걸어오는 상대에게 역전패한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천안함 폭침 때 반격을 못한 것은 통탄스럽다. 만리동풍(萬里同風)은 그냥 부는 것이 아니다. 국가가 이성적이어야 하고 나라가 나라다워야 민초의 울림도 한목소리를 내는 법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통일을 원하고 번영된 미래를 보장받길 원한다면 안보에서만은 공동체 의식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 생존의 문제를 놓고 내 편 네 편이 있을 수 없다. 나라가 무너지면 국민도 없다. 우리는 그런 치욕스러운 역사를 경험한 민족이다. 북만주에서, 상하이에서 대가도 없이 싸우고 사라져간 선열들의 넋이 아직 100년 저편의 기억에 뚜렷하게 각인되어 있지 않은가. 대저 안보란 그렇게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안보 앞에는 ‘총력(總力)’이란 용어가 잘 어울릴 수밖에 없다. 결국 ‘불바다’ 협박에 재미 붙인 김정일의 버르장머리를 고칠 수 있는 길은 ‘살살’ 달래는 것이 아니고 총력안보의 정신으로 똘똘 뭉쳐진 대한민국 공동체의 ‘응징 의지’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1950년 6월 25일을 상기하고, 총력 안보태세가 무엇인지를 깊이 한번 생각해 보자.

이영계 육군협회 지상군연구소장·예비역 육군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