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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아닌 필수 ‘레인코트’ 3만~4만원대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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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워킹맘인 임준희(35)씨는 최근 마트에서 가족용 레인코트를 구입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6)이 입을 레인코트를 사러 간 길이었다. 지난달 말 일주일 내내 비가 오락가락할 때 아이가 유치원 가방을 메고 우산까지 들고 다니는 모습이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런데 아동용뿐 아니라 성인용도 얇게 나와 접으면 주먹만 한 파우치에 들어갔다. 무게도 3단 우산보다 훨씬 가벼웠다. 임씨는 “장마철이 따로 없을 정도로 비가 수시로 오는 상황이라 우산 대신 가방에 넣고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에 구입했다”고 말했다.

1 K2의 컴포트 레인코트(20만 9000원). 트렌치코트 형태로 일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다. 2 홈플러스에서 내놓은 미니우산(7000원). 기존 우산의 3분의 2 정도로 가볍다. 3 잦은 비로 인해 자주 신는 레인부츠는 하나의 패션 소품이 됐다.

기상청은 지난 2009년부터 장마가 시작하고 끝나는 시점을 제시하는 장마 시종(始終)예보제를 폐지했다. 온난화로 인해 여름철 내내 고르게 비가 내리기 시작한 탓이다. 동남아 지역에서나 볼 수 있던 스콜현상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콜은 열대기후에서 거의 매일 내리는 소나기를 뜻한다. 이렇게 기후가 변하면서 유통가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레인코트다. 과거엔 아이들이 입는 옷이었다면 이제 연령에 상관없이 널리 입는 여름철 의류로 자리 잡았다. 이마트가 올해 처음으로 성인용 레인코트 1만3000여 벌을 판매하는 것도 이같은 변화 때문이다. 여성용은 트렌치코트 형태로 디자인했고, 남성용은 아웃도어 재킷 형태로 만들었다. 접어서 휴대할 수 있도록 작은 파우치와 함께 판다. 가격은 3만5000~4만9000원. 이마트 섬유잡화 이승우 바이어는 “비가 수시로 내리는 아열대기후로 바뀌면서 휴대하기 쉬운 레인코트 수요가 늘어 올해 처음 협력업체와 기획해 상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남성복 브랜드인 커스텀멜로우에서는 일반 코트처럼 체크무늬를 넣어 만든 레인코트(39만8000원)를 출시했다. 겉으로 봐선 레인코트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커스텀멜로우 관계자는 “남성용 레인코트는 아웃도어 재킷 형태가 많다. 그래서 출퇴근 할 때 입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코트 역시 작은 파우치가 함께 판매돼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도 야외활동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레인코트를 선보이고 있다. 오렌지색·보라색·베이지색 등 다양한 색깔의 에이글 ‘위너리 재킷’(21만원), 캐주얼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A라인 형태로 디자인한 코오롱스포츠의 ‘A라인 도트 레인코트’(25만원) 등이 있다.

 레인부츠도 인기다. 2008년까지만 해도 레인부츠 구매는 장마 예보 시기를 즈음한 5~6월에 집중됐다. 1년에 판매되는 레인부츠의 대부분이 이 시기에 팔렸을 정도다. 그런데 2009년 이후 3~7월로 그 판매시기가 넓어졌다(그래프 참조). 에이글 관계자는 “여름철 내내 비가 내리면서 생긴 변화”라며 “이 같은 변화가 레인부츠의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에이글의 레인부츠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3배로 늘었다. 올해는 그 성장폭이 더 클것으로 에이글 측은 내다보고 있다.

 레인부츠를 신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부츠의 목 부분이 긴 것과 짧은 것 등으로 형태가 다양해지고 디자인 역시 화려해졌다. 자주 신는 만큼 패션 소품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우산도 무게 줄이기 전쟁에 들어갔다. 홈플러스는 기존 우산(300g) 무게의 3분의 2 정도 하는 미니 우산(195g·7000원)을 판매하고 있고 롯데마트 역시 150g 초경량 우산을 9900원에 팔고 있다.

 생활용품 업계도 다양한 제습 상품을 출시하며 기후 변화에 대처하고 있다. 제습뿐 아니라 탈취·항균 기능을 고루 갖춘 제품이 인기다. 애경은 여름철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 옷장과 신발장용 제품에 신경을 쓰고 있다. ‘옷장용 제습력’(51g·4950원)은 활성탄 등이 들어있어 습기뿐 아니라 냄새도 제거해준다. ‘신발장용 탈취탄’(55g·4850원)은 최고급 숯인 비장탄을 함유해 곰팡이균 억제 효과까지 갖추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제품을 내세웠다. ‘홈스타 바르기만 하면 곰팡이 싹’(120mL·4200원)은 젤 타입으로 곰팡이가 생긴 부위에 바르기만 하면 된다. ‘홈스타 착 붙는 락스 스프레이’(480mL·3900원)는 스프레이 형태로 원하는 부위에 뿌리면 된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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