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 석진욱, '조연 아닌 주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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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의 '제3 공격수' 석진욱(24)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2000년 배구슈퍼리그에서 1차대회 내내 교체멤버로 코트와 벤치를 들락거리던 석진욱은 3일 팀 선배인 주포 신진식(26)이 발목부상으로 빠지자 얼떨결(?)에 풀타임 주전으로 기용된 뒤 센스있는 배구로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작은 키(186㎝)에도 불구, 탄력있는 점프와 손목을 이용한 타법이 일품이며 특히 얼굴을 옆으로 돌린채 곁눈질로 상대 블로커의 손모양을 피해 날리는 강타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지 오래다.

98년 실업팀의 드래프트 무산으로 2년만에 슈퍼리그에 복귀한 석진욱은 대회 초반만해도 기대 이하의 경기를 펼친게 사실.

1년 선배 김기중(25)이 부진할때마다 코트에 나섰지만 부담때문인지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갔고 수비때도 제자리를 찾지 못해 '실업무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다.

그러나 석진욱은 역시 '살림꾼'이었다.

신진식, 김기중이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코트를 비우자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진 석진욱은 4일 대한항공전을 시작으로 '물만난 고기 마냥' 마음껏 활개를 쳤다.

적은 경기에 출전했지만 15일 현재 이동공격 1위, 오픈공격 14위, 서브리시브 14위의 기록이 그의 활약을 뒷받침하고 있다.

석진욱은 팀 동료 최태웅과 함께 인하부고, 한양대를 거치며 '무적시대'를 연주역이고 97년 시칠리아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한 '남자배구의 엘리트중 엘리트'이다.

"신진식이 없더라도 우리는 우승합니다"는 신치용 감독의 자신감 넘치는 말 뒤에는 석진욱에 대한 믿음이 흠뻑 배어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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