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박사모 이대로는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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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이대로는 안된다."

한나라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이 '박근혜 대표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박사모')을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경기 가평.양평)은 16일 자신의 홈페이지 등에 올린 칼럼을 통해 "박사모의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행태가 당과 박근혜 대표에 해가 될 경우에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박사모를 겨냥했다.

정 의원은 "지난 대선때 노사모의 활약을 보면서 '왜 우리는 (노사모같은) 자발적 지원 조직이 없을까'하는 고민도 했었다"며 "처음 박사모가 뜰때 (박사모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었고 고무되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박사모에 대해 긍정적이었음을 나타냈다.

그는 그러나 "'소장파에 대한 박사모의 최근 행동들은 한나라당을 분열시키는 해당행위를 저지르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더 이상 (박사모를)긍정적인 정치과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박사모 측 '해당행위'의 근거로 ^지난 4월 선거 후 박사모 카페 책임자가 당 개혁을 주장하는 의원들의 축출을 요구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선거가 끝난 후 원희룡 의원이 재.보선 선거를 지원하지 않았다고 허위로 비방한 것 등을 꼽았다.

정 의원은 또 "선배 맹형규 의원까지 '박사모는 절대선이라는 독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애정어린 충고를 했고, 고진화 의원도 박사모를 '적과 동지도 구분 못하고 당을 박살내는 박살모'로 불렀다"고 소개하며 박사모에 대한 불만이 개인적인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당내외의 여러 지적에도 불구, (박사모가) 전혀 변화하지 않은 것은 결국 한나라당과 박 대표, 그리고 한국 정치에 위해 세력임을 드러낸 것"이라며 "건전한 비판과 악의적 비난도 구분 못하는 (박사모의) 행태는 우리 정치의 건강성 회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은 정 의원의 이날 칼럼을, 박사모가 반박(反朴)파로 분류되는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축출'을 요구한 것에 이어 당 개혁에 적극적인 참여를 선언하고 나선 것에 대한 소장파의 반발로 보고있다.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은 박사모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당을 분열시키고, 한나라당을 박 대표의 사당(私黨)화 하려는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한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사모와 갈등을 빚고 있는 소장파 의원들에 대해 "선거 때 당원들은 한 표라도 더 얻으려고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는데, 인터넷 게임이나 하고 한나라당에 악영향 미칠 인터뷰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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