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병, 방치하면 심폐질환 불러 … 정기검진·잇몸약 복용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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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든 집이든 지반이 튼튼해야 무너지지 않는다. 치아도 마찬가지다. 치아가 박혀 있는 잇몸과 턱뼈가 건강해야 고령까지 내 이를 사용할 수 있다.

치아 수명을 단축하는 주범은 ‘치주병’이다. 풍치라고도 하는 치주병은 이를 뽑는 가장 흔한 치과질환이다. 치주병은 치아를 받치고 있는 잇몸·턱뼈 같은 주춧돌을 무너뜨린다. 처음에는 염증에서 시작된다. 얼마 가지 않아 견고하게 붙어 있어야 할 치아와 잇몸 사이가 점차 벌어진다. 이 틈새를 ‘치주낭’이라고 한다. 치아와 잇몸 사이인 치주낭에 자리 잡은 세균은 독성물질을 분비한다. 결국 잇몸 염증이 심해지고 턱뼈를 파괴해 이를 빼야 한다.

치주병은 전신건강을 위협한다. 미국치과의사협회와 미국치주학회는 오래전부터 치주병이 전신질환의 원인이고, 각종 성인병을 악화시킨다고 경고했다. 치주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잇몸 속의 혈관으로 침투해 온몸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심장혈관질환이나 폐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췌장암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 미국당뇨병학회는 치주병이 있는 환자는 당뇨병에 잘 걸리고, 당뇨병이 있으면 치주병이 악화한다고 발표했다.

치과치료 받고 잇몸약 복용하면 증상 개선

치주병은 만성질환이다. 한 번 병에 걸리면 악화하지 않게 꾸준히 치료받고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예방이 중요하다. 치주병을 막으려면 우선 음식 섭취 후 꼼꼼히 칫솔질을 해 플라크를 제거해야 한다. 치간 칫솔과 치실을 함께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미 플라크가 딱딱하게 굳어 치석이 됐다면 칫솔은 무용지물이다. 치석은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받아야 제거할 수 있다. 치주병이 심하면 치아 뿌리 표면의 염증을 제거하거나 잇몸수술을 받아야 한다.

치아에 문제가 없는 건강한 사람도 6개월~1년에 한 번 치과검진을 받는 게 권해진다. 칫솔질을 완벽하게 하는 사람은 드물다. 치아 어딘가에 플라크가 남아 점차 치석으로 변할 수 있다.

치주병은 치과 치료와 함께 잇몸약을 복용하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잇몸약을 장기 복용할 땐 부작용이 없는 약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인사돌(동국제약)’ 같은 생약제제 잇몸 약은 화학적으로 합성하지 않아 부작용이 거의 없다.

1978년 출시된 인사돌은 염증으로 허물어진 치조골(턱뼈에서 치아가 박혀 있는 부분)과 치주인대(이와 턱뼈를 연결하는 인대)를 단단하게 재건한다. 염증에 대한 저항력도 길러 준다. 인사돌의 치주병 치료효과는 서울대·경희대·연세대 등 세 곳의 치과대학병원의 임상시험에서 확인됐다.

한편 대한치주과학회는 치주병의 위험성과 올바른 치아관리법을 알리기 위해 2009년 세계 처음으로 3월 24일을 ‘잇몸의 날’로 정했다. ‘하루 3번 이(2)를 사(4)랑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치주과학회는 동국제약과 공동으로 ‘치주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바로잡기’를 공표하고 치주병 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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