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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봉 책 낸 조영남 “관심 없던 내 딸도 기타 배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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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7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쎄시봉 시대 출판 기념 간담회에서 조영남(가운데)·윤형주(왼쪽)·김세환이 즉흥 공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조영남(66)씨가 1960~70년대 한국 대중음악계의 풍경을 담은 에세이집 『쎄시봉 시대』(민음인)를 펴냈다. 조씨는 60년대 후반 서울 무교동 음악감상실 ‘세시봉’에서 가수로 데뷔했다. 당시 세시봉을 중심으로 그와 어울렸던 윤형주·송창식·김세환·이장희씨 등과의 음악과 우정 이야기가 책에 담겼다.

 책은 70년대 통기타 문화를 이끌었던 이들 가수들의 삶과 추억을 담담히 그려냈다. 조씨는 책에서 음악다방과 통기타 1세대의 탄생 배경부터 미8군 쇼단 이야기까지 자유와 낭만이 넘쳐났던 당시 가요계의 풍경을 증언했다.

 지난해 가을 무렵부터 불어 닥친 세시봉 열풍은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세대에 이르기까지 확산됐다. 음반 가게에 올드팝이 다시 진열대에 오르고, 통기타 판매가 급증했다. 이 책은 그런 열풍의 한 가운데서 세시봉 출신 스타가 직접 쓴 첫 번째 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잡는다. 조씨의 육성을 토대로 공동 저자인 중앙일보 이나리 기자의 꼼꼼한 취재가 곁들여졌다.

 특히 조씨는 자신의 전 부인 배우 윤여정(64)씨에 대해서도 별도의 장을 할애했다. 그는 책에서 “‘쎄시봉’은 완전 추억의 장소다. 나와 사귀고 연애하고 약혼하고 결혼해서 두 아이까지 함께 만든 윤여정이라는 여자를 바로 세시봉 음악감상실에서 만났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조씨는 7일 서울 정동의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출판 기념 간담회에서 “음악은 삶을 통해 나오는 것이다. (세시봉 친구들이) 음악과 더불어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걸 책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엔 윤형주·김세환씨 등 세시봉 출신 가수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조씨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70년대 히트곡인 ‘우리들의 이야기’를 부르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당시 세시봉을 중심으로 한 음악문화가 오늘날에는 어떤 가치가 있나.

 “우리가 (번안곡 등으로) 팝 음악을 먼저 노래했다는 점에선 부끄러운 생각도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들어올 수밖에 없었던 팝을 국내로 들여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데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세시봉 열풍으로 통기타도 유행하고 있는데.

 “기타를 거들떠보지 않던 내 딸도 기타 학원을 다니고 있다. 젊은 세대에까지 이토록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게 정말 놀랍다.”

 - 세시봉의 큰형으로서 ‘조영남 리더십’의 실체는 뭔가.

 “리더십? 그런 거 없다. 만나면 재미있게 함께 노는 것 그게 (오래 함께 해 온) 비결이 아닐까.”

 - 윤여정씨를 책에서 언급한 건 의외다. 현재 어떤 관계인가.

 “책을 쓰면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대목이다. 윤여정을 책에 넣지 않으면 세시봉 얘기가 성립이 안 되기 때문이다. 윤여정과는 헤어진 뒤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다. 영화(‘여배우들’)와 TV 예능 프로그램(‘무릎팍 도사’)에서 내 얘기를 하는 걸 보고 나도 이제 언급해도 되겠구나 싶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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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

[現] 가수

194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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