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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속의 미녀

중앙일보

입력

우리가 발레 선진국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젠 발레를 제대로 할 줄 아는 나라로 인정받게된 데는 유니버셜 발레단(UBC) 공이 크다.국내 발레가 지금처럼 관객의 사랑을 받지 못할 때도 다양한 시도로 우리 발레계의 전반적인 수준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UBC가 2000년도 첫 작품으로 19 ~ 21일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펼치는 클래식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역시 지난 1994년 동양권 발레단으로써는 처음으로 3막 전체를 공연해 국내 발레계에 자극을 주었던 작품이다. 02-2204-1041.

96년 앙코르 공연에 이어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은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 예술감독을 지낸 올레그 비노그라도프가 초연 당시의 원안무에 가깝게 다듬어 환상적인 무대를 펼치게 된다.

이 작품은 오는 3월 31일~5월 7일 미국 시카고와 캐나다 밴쿠버 등 14개 도시 순회공연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유럽공연 성공 덕에 현지 기획사로부터 회당 1만5천~2만 달러의 개런티를 받게됐다. 직접 티켓판매를 하게 되는 곳은 시카고 뿐이다.

일본에서 미국, 유럽으로 매년 무대를 넓혀온 UBC외에도 국내 발레단의 해외공연은 간간이 있었으나 본격적으로 개런티를 받고 장기 공연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런티 액수가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런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하겠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클래식발레의 대명사로까지 일컬어진다.

1890년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고전발레의 아버지'인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에 차이코프스키의 발레음악으로 초연된 이래 1백여년 동안 발레팬들로부터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제대로 공연하려면 무용수가 최소 80명 이상 있어야 하는데다 테크닉도 만만치 않아 섣불리 시도하기 어려운 레퍼토리로 꼽힌다.

이번 서울 무대에서는 3회 공연에 모두 다른 주역무용수가 등장하는 트리플 캐스팅으로 진행된다. 오로라 공주와 데지레 왕자 역은 ▶19일 박선희, 황재원 ▶20일 김세연, 권혁구 ▶21일 전은선, 드라고스 미할차가 맡는다.

특히 박선희는 문훈숙 단장과 함께 UBC의 간판스타로 일컬어진다. 1998년 미국공연과 지난해 유럽 공연에서 '백조의 호수'의 오데트 역을 맡았었다.

이때 현지 언론으로부터 '서정적 춤에 적합한 몸매로 가볍고 섬세하고 민첩한 춤의 성찬을 선사했다', '고귀한 품격이 있다' 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워싱톤 키로프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지난해 UBC에 입단힌 김세연은 이번이 주역 데뷔작. 공연마다 눈에 띄게 기량 향상을 보여 UBC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고 있다.

워낙 잘 알려진 명작이므로 무용수의 특성을 눈여겨 보며 공연을 비교감상하는 것도 작품을 재미있게 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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