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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 "보스턴에서 2시간6분대 진입"

중앙일보

입력

"이제는 2시간6분대 기록입니다." 이봉주(30)가 도쿄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목표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13일 도쿄마라톤에서 한국 최고기록(2시간7분20초)과 시드니올림픽 출전권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이봉주의 새 타깃은 4월18일(한국시간) 출전이 예정된 보스턴마라톤에서 2시간6분대에 진입하는 것.

이봉주는 "일본의 이누부시도 6분 기록을 냈는데 나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왼발 부상을 딛고 10개월만에 가진 재기전에서 자신의 한국기록을 24초나 앞당긴 데 크게 고무돼 있다.

만약 6분 벽 돌파에 성공할 경우 이는 국내에서는 처음이자 아시아에선 지난해 베를린에서 2시간6분57초를 마크한 이누부시에 이어 2번째로 기록된다.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42.195㎞를 2시간6분 이하에 주파한 선수는 세계최고기록(2시간5분42초) 보유자인 할리드 하누치(미국)를 포함해 모두 8명.

호나우두 다 코스다(2시간6분5초.브라질)와 모제스 타누이(2시간6분16초.케냐),거트 타이스(2시간6분33초.남아공) 등 하누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 모두 6분대 기록 보유자다.

일본이 고지를 선점한 탓에 이봉주의 도전이 다소 퇴색된 듯 하지만 장소가 보스턴이란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최고 권위를 지닌 보스턴마라톤은 출범 1세기가 넘은 레이스이지만 대회기록이 역대 14위에 해당하는 2시간7분15초(코스마스 엔데티.케냐)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역대 1∼13위 기록이 시카고, 베를린, 로테르담 등 이른바 '3대 기록대회'에서 쏟아진 관계로 94년에 세워진 엔데티의 대회기록은 오히려 톱 10기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

따라서 이봉주가 '난공불락'의 보스턴에서 6분벽을 넘어선다는 것은 가히 세계기록에 버금가는 족적을 세계마라톤사에 새기는 것으로 평가될 만 하다.

14일 오후 귀국, 보스턴 공략에 나서는 이봉주에게 앞으로 남겨진 과제는 스피드 보강. 오인환 코치는 이봉주의 오랜 공백 탓에 올겨울 훈련을 체력에 초점을 맞췄지만4월 대회를 앞두고 지구력은 물론 스피드를 대폭 끌어올려 막판 스퍼트 싸움에 대비한다는 복안이다.

이봉주는 "스피드 부족으로 도쿄에서 우승을 놓친 아쉬움을 보스턴에서 꼭 풀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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