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돋보기] CBO펀드 外

중앙일보

입력

이달부터 한국.대한.현대 3대 투자신탁회사와 한빛은행이 팔고 있는 후순위채(CBO)펀드가 발매 12일만에 1조6천억원이 넘는 판매액을 기록,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우채권 환매비율이 80%로 높아졌을 때 내놓기 시작한 하이일드펀드의 수익률이 20% 안팎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자 이 보다 조건이 좋은 CBO펀드가 투신사의 전략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

◇ CBO펀드란〓하이일드 펀드는 투기등급(BB+)이하 채권을 50%이상 편입한 펀드인데 CBO펀드는 투기등급 채권의 절반 이상을 후순위 채권으로 채운 펀드다.

후순위채는 채무변제 우선 순위가 뒤로 밀리는 채권을 말한다. 예컨대 A투신이 A등급 채권 50억원과 B등급 이하 채권 50억원을 가지고 있다고 치자. A등급 채권은 당장 내다팔 수 있지만 B등급 이하는 팔리지 않는다.

하지만 두가지 채권을 묶어 이를 담보로 새 채권을 발행할 경우 60억원 정도는 A등급으로 팔 수 있다. 이 A등급 60억원어치가 선순위채고 남는 40억원어치는 후순위채가 된다.

후순위채는 담보권이 뒤로 밀리기 때문에 담보에 포함된 B등급이하 채권발행 기업이 부도가 날 경우 원금도 까먹을 수 있다. 대신 금리는 ' 담보권이 밀리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성과 금리도높다. 이 후순위채를 25%이상 편입한 게 CBO펀드다.

◇ 상품 특징〓코스닥 신규 등록 공모주의 20%를 CBO펀드에 배정한 게 포인트. 공모주의 10%를 배정받은 하이일드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혜택이다.

더욱이 오는 3~4월 코스닥 공모주가 대거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 공모주 투자로 짭짤한 수익이 예상된다.

대한투신의 허연훈 영업지원부 팀장은 "9조원이 팔린 하이일드펀드가 공모주식 중 10% 밖에 배정받지 못하는데 비해 1조6천억원 정도가 팔린 CBO펀드는 20%를 배정받기 때문에 편입되는 공모주 물량이 하이일드펀드보다 훨씬 많을 것" 이라며 "코스닥장세가 갑자기 꺾이지 않는다면 하이일드펀드보다 2~3% 높은 수익률이 예상된다" 고 설명했다.

◇ 어디서 파나〓지금은 3개 투신사와 한빛은행만 팔고 있지만 이달말께 동양오리온.삼성생명.제일.한빛.신한.교보.LG투신운용이 발매에 나설 예정이다.

만기는 6개월짜리와 1년짜리가 있는데 1년짜리가 더 인기다. 만기 전에 예탁금을 찾으면 이익금의 70%를 중도 환매 수수료로 내야 한다.

다만 CBO펀드는 설정 후 90일 이내에 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하면 주식시장에서 10~20% 정도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팔아 현금화할 수 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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