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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단원수시평가 대비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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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등학교에선 올해부터 단원수시평가가 도입됐다. 그러나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모든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지는 않다. 단원평가와 기존의 중간·기말 정기고사가 동시에 운영되기도 하고 여전히 정기고사 시험만을 고수하는 학교도 있다. 그러나 학교현장에선 장기적으론 단원평가 형식의 수시평가 제도가 더 넓어지지 않겠냐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중간·기말 시험을 앞두고 버릇처럼 반복하던 ‘벼락치기’공부가 아닌 평소 꾸준하게 예·복습을 습관화하는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해졌다.

 김지윤(서울 염경초 4)양은 지난 달 수학 단원평가에서 100점을 받았다. 점수가 오르니 수학공부에도 재미가 붙었다. “중간·기말고사는 많은 양을 한꺼번에 공부해야 하잖아요. 집중력도 떨어지고 몸도 피곤하죠. 공부한 내용을 그때그때 점검해볼 수 있고 내 실력도 알 수 있으니까 단원평가가 더 좋아요.” 시험이 자주 있는 것은 부담이 되겠지만 김양에겐 공부에 재미를 붙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평소 예·복습을 습관화했던 자기주도학습 덕분이다.

 김양은 매일 방과 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화이트보드를 찾는다. 오늘 해야 할 공부와 과제를 중요도에 따라 순서를 매기고 꼼꼼하게 정리해 적는다. “①수학연산공부(5시 30분~6시) ②일기쓰기(6시~6시30분)…”매일 잠자기 전엔 각 항목 옆엔 실천여부를 체크해놓는다. 김양은 “오늘 배운 것은 집에 돌아와 반드시 복습한다”며 “매일 예·복습을 하면 공부할 양이 적기 때문에 부담없이 공부할 수 있다”고 장점을 꼽았다. 김양의 언니인 김재윤(서울 염경초 5)양도 같은 방식으로 방과 후 공부를 계획한다.

 이런 변화는 어머니 조미경(41·서울 염창동)씨의 노력에서 시작됐다. 조씨는 “당장 눈에 띄는 변화에 연연하기 보다는 좋은 습관을 들이자는 장기적인 시야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씨는 자녀들에게 1학년 때부터 “그날 배운 것은 그날 복습한다”는 자세를 강조했다. 공책·색종이·일기 등 어디든 아이가 원하는 곳에 그날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무엇이고, 어떻게 복습할지를 적어 보도록 연습시켰다. “아이들이 어리니까 처음부터 잘 되지는 않았어요. 엄마 욕심만큼 따라오지 못한다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필요하죠.” 매일 기록했던 공부계획도 한달치를 모아 따로 정리해 냉장고·책상 등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놨다. 자연스레 아이들 눈에 띄게 해 ‘내가 얼마만큼 실천했구나’란 사실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다.

 김양이 세웠던 하루 계획 중엔 실천하지 못했던 계획도 많았다. 그러나 조씨는 “실천하지 못했다고 혼을 내기보다는 잘한 부분을 칭찬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가 계획에 맞춰 공부할 때 엄마가 독서 등으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소리다. 비상교육 공부연구소 박재원 소장은 “좋은 공부습관은 꾸준한 연습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어린 학생일수록 부모의 역할이 결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자녀의 학교생활과 공부를 주제로 대화부터 시작해보라”고 권했다. ‘오늘 배운게 뭐야? 엄마한테 설명해 줘봐’라는 식으로 대화를 유도한다. 자녀가 선생님이 돼 엄마에게 배운 것을 설명해주면 자연스레 복습이 된다. 이런 대화를 행동으로 이끌어주면 자기주도학습의 기초가 된다는 것이다.

[사진설명] 김지윤양이 오늘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집에 돌아와 복습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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