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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16명으로 … 유럽, 대장균 공포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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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현미경으로 본 장출혈성 대장균. [AFP=연합뉴스]

유럽에서 ‘스페인산 오이 공포’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장출혈성 대장균(EHEC) 식중독으로 인한 사망자가 31일(현지시간) 총 16명으로 늘었다고 AFP통신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독일여행을 다녀온 50대 스웨덴 여성 1명이 숨져 독일 이외의 유럽국가에서도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다. 독일 보건식품안전청은 “사망자 이외에도 352명의 환자가 EHEC 식중독의 치명적 합병증인 용혈성 요독증후군(HUS) 증상을 보이고 있다. EHEC로 의심되는 환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1200명에 이른다”며 “불행히도 감염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독일 당국이 스페인산 유기농 오이를 이 대장균의 전염 매개체로 지목하면서 다른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스페인산 채소의 수입을 금지하자 지난달 30일 스페인 정부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 소비자 감독원은 이날 “스페인산과 독일산 채소류의 수입을 금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는 오염된 스페인 오이가 대부분 독일을 경유해 퍼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독원 당국자는 “유럽연합(EU)의 명확한 진상 규명이 없으면 이 조치를 모든 EU 회원국 채소류로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벨기에·체코 등도 스페인산 채소류의 판매 금지에 나섰다.

 스페인 정부는 “우리나라에는 정작 의심 환자가 없다”며 이번 사태의 원인이 자국산 유기농 오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로사 아길라 스페인 농업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독일의 잠정적인 조사 결과를 EU 집행위원회가 인정하는 바람에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 채소농가는 하루 최대 800만 유로(약 124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며 “우리 농업 종사자들의 억울한 피해를 EU로부터 보상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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