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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 돈 832억 들어간 납골당 124억에 경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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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박형선씨

부산저축은행 부실 대출 사건에 연루된 경기도 시흥시 군자동의 영각사 납골당이 법원 경매에 나온다. 31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오는 9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영각사와 이 사찰이 있는 납골당인 군자추모공원을 포함한 토지 면적 4만8459㎡, 건물 총면적 7115㎡가 일괄 경매에 부쳐진다.

 영각사 납골당은 부산저축은행 2대 주주이자 해동건설의 사주인 박형선(구속)씨가 2005년부터 모두 1000여억원의 자금을 무리하게 대출해 설치공사를 벌여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박씨는 이후 부산저축은행에 일부 자금을 갚았으나 여전히 832억원이 남아 있다. 하지만 경매 감정평가서에 표시된 감정가는 남아 있는 대출액의 15% 수준인 124억6900만원에 불과하다. 더구나 체납 세액으로 추정되는 211억여원의 저당권 등 모두 218억원의 우선순위 채권이 설정돼 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감정가에 낙찰된다고 해도 우선순위로 설정된 채권에 넘어가고 나면 부산저축은행의 대출액은 모두 회수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건물과 토지의 등기부등본 어디에도 부산저축은행 명의로 설정된 저당권이나 근저당 혹은 가처분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메리트 박미옥 본부장은 “저축은행이 대출을 하면 최소 원금의 120% 근저당 설정을 하는 게 기본인데 이해가 안 간다”며 “비정상적인 거래에 따른 대출로 인해 결국 예금자들의 돈을 날린 셈”이라고 말했다.

 이 건물의 소유권 보존등기는 2006년 12월 13일 접수됐고 몇 차례의 가압류와 가처분 건이 있었지만 소유권 변동은 없었다. 땅도 한 문중이 소유했으나 2005년 9월 매매를 통해 개인에게 이전된 뒤 2008년 1월 영각사 재단으로 증여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 납골당은 지난달 2일 처음 경매에 부쳐졌으나 주인을 찾지 못하고 유찰돼 이번에는 최저가가 20% 줄어든 99억7500만원에 경매가 시작된다. 앞서 2008년 1월, 2009년 10월에도 영각사에 대한 경매 신청이 접수된 적이 있지만 경매 기일이 잡히기 전에 모두 취하된 바 있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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