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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값도 못하면서 … ” 인기 시들해진 3D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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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3D영화 열풍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38만 관객을 동원했던 ‘아바타’ 이후 개봉한 3D대작이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중앙포토]


영화 ‘아바타’가 이끌었던 3D영화 열풍의 ‘약발’이 떨어진 걸까.

 최근 개봉한 ‘캐리비안의 해적4:낯선 조류’와 ‘쿵푸 팬더2’ 두 편의 3D 흥행 성적이 기대치를 훨씬 밑돌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3D영화의 거품이 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할리우드에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리비안의 해적4’와 ‘쿵푸 팬더2’는 2D와 3D 두 종류로 개봉했는데, 북미 시장 입장권 수입 중 3D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7%와 45%에 그쳤다. ‘아바타’(2009) 이후 대작영화에서 3D가 전체 수입 중 60%대를 차지했던 것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국내 극장가도 형편은 엇비슷하다. ‘캐리비안의 해적4’는 최근까지 든 240만 관객 중 35%에 불과한 84만여 명이 3D로 관람했다. ‘쿵푸 팬더2’ 관객 166만 명 중 3D로 즐긴 이는 43%인 73만여 명이다. 1월 개봉한 ‘메가마인드’가 86만여 명 중 75%가 3D 관람객이었던 것에 비하면 뚝 떨어진 수치다. 관객 1338만 명을 기록해 역대 흥행 1위에 등극했던 ‘아바타’(2009)는 58%,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가 51%였다. 일종의 ‘3D 피로증’이다. ‘아바타’ 때만 해도 일반영화로 본 관객이 3D를 다시 관람하기도 했다.

 3D 붐이 시들해진 이유는 뭘까. NYT는 “티켓값이 너무 비싸서”를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미국 내 티켓 가격은 일반영화가 7달러대(약 7500원), 3D가 10달러대(약 1만700원), 아이맥스3D는 24달러(약 25800원)대다. 국내의 경우 일반영화보다 3D영화가 5000원 정도 비싸다. 4인 가족이 주말에 관람하면 5만원에 육박한다. 아이맥스3D는 장당 1만6000원(성인)이나 한다.

 물론 극장 입장에선 같은 영화를 틀고 돈을 더 버니 경제적이다. 하지만 관객의 사정은 다르다. 영화가 기대에 못 미쳤을 경우 ‘본전’ 생각이 든다. NYT는 “‘아바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3D영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돈 벌려는 목적으로 만든 그저 그런 영화들 때문에 오히려 기세가 꺾였다”고 분석했다.

 ‘캐리비안의 해적4’ ‘쿵푸 팬더2’ 둘 다 3D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푼젤’은 “3D효과가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돌자 국내에서 든 100만 관객 중 78만 명이 3D 안경을 썼다. 3D영화의 상당수가 가족영화인데 어린이 관객이 3D 관람용 안경을 싫어하는 것도 이유로 나타났다.

 한편 여름방학을 전후해 국내 극장가에는 3D영화가 줄줄이 개봉된다.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16일), ‘트랜스포머3’(30일),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7월 14일), ‘카2’(7월 21일)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대기 중이다. 충무로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3D블록버스터인 ‘7광구’(8월 4일)도 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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