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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등 69명, 재산 절반 이상 기부 서약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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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호 16면

“우리가 받은 선물이 엄청날수록 사회를 위해 더욱 값지게 써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
미국 최고의 갑부로 손꼽히는 빌 게이츠 부부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서약하면서 한 말이다. 게이츠는 지금까지 300억 달러(약 33조원)를 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딴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했다. 게이츠 재단은 1994년 설립 이후 아시아ㆍ아프리카 저개발 국가의 전염병 퇴치와 교육수준 향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국 억만장자들의 모임 ‘기빙 플레지’

게이츠는 지난해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과 함께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ㆍ기부 서약)’란 모임을 출범시켰다. 미국의 억만장자들이 살아있을 때나 죽을 때 재산의 절반 이상을 공익재단이나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서약하는 것이다. 이 모임에는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과 뉴욕시장인 마이클 블룸버그, CNN 창업자 테드 터너,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영화 ‘스타워즈’ 감독 조지 루커스 등이 참여했다. 올 들어선 헤지펀드 매니저로 50억 달러의 재산을 모은 레이 달리오 등 10명이 동참을 선언하면서 기부 서약자는 모두 69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의 재산 기부 서약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인터넷 홈페이지(givingpledge.org)에 자필 서명한 서약문을 공개함으로써 도의적인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 ‘기빙 플레지’를 통해 억만장자 기부자들이 약속한 기부금은 약 2000억 달러에 달한다. 버핏은 “내 재산의 1% 이상을 나 자신을 위해 쓴다고 더 행복해지거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재산의 99%를 나눔으로써 다른 이들의 건강과 복지에 커다란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에 앞서 사업의 성공으로 막대한 재산을 모은 뒤 기부와 사회공헌에 적극적으로 나선 인물로는 ‘석유왕’ 존 D 록펠러가 대표적이다. 그는 시카고대학을 설립하는 등 교육사업에 큰 공을 들였고 록펠러 재단을 만들어 문화·예술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비디오 아티스트 고(故) 백남준씨도 록펠러 재단의 후원을 받았다.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도 뉴욕에 초대형 공연장인 카네기홀을 세우는 등 재산의 사회환원에 적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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