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문맥에 적절한 단어를 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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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글을 읽어 내려가다 문맥에 맞지 않는 단어가 나오면 흐름이 뚝 끊긴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딱 맞는 단어를 써야 한다. “헤리티지 재킷은 고어텍스 제품으로 드라이플러스 소재를 적용해 쾌적한 장착감을 느낄 수 있다.” ‘재킷’으로 보아 옷을 얘기함을 알 수 있는데, 몸에 재킷을 장착한다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 ‘장착감’을 ‘착용감’으로 고쳐야 한다.

 “영적인 분발을 조장하는 여건이란 개인이 젊고 건강하며, 음식에 부족함이 없고 , 승가가 화목한 상태다.” ‘승가(僧伽)’는 부처의 가르침을 믿고 불도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이른다. 여기서 ‘조장하는’의 ‘조장’은 맞지 않는 말이다.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더 심해지도록 부추기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조장’을 ‘권면’이나 ‘촉진’ 등으로 바꾸는 게 좋다.

 “눈만 감아도 세상사를 다 꿸 수 있는 심미안이라도 그에겐 있었던 걸까.” ‘심미안’이란 아름다움을 살펴 찾는 안목을 뜻한다. ‘눈만 감아도 세상사를 다 꿸 수 있는’ 안목은 무엇일까. 천 리 밖의 것을 볼 수 있는 안력(眼力)을 뜻하는 ‘천리안’이 있다.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뛰어난 관찰력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것이므로 이 예문에 들어맞는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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