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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할 때마다 ‘자리’ 바뀐 김옥은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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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중국 난징 소재 전자업체 판다그룹 건물에 도착한 김정일 위원장(오른쪽 빨간 원안 뒷모습) 차량에서 연두색 상의와 검은색 치마를 입은 여성(왼쪽 빨간 원)이 내리고 있다. 중국 네티즌이 촬영한 영상을 캡처한 이 사진의 여성은 김 위원장의 기쁨조 출신인 넷째 부인 김옥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작은 사진은 북한 화보집에 실린 1988년 김옥의 모습. [동영상 캡처], [중앙포토]

중국을 방문 중인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4일 난징의 판다전자를 방문할 당시 차에서 함께 내린 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두색 재킷에 세련된 옷차림을 한 40대 후반으로 추정됐다. 그는 김 위원장의 넷째 부인인 김옥(47)인 것으로 알려졌다.

◇80년대부터 김정일 지근거리에서 보좌=김옥의 존재가 알려진 건 2000년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다. 회담에 한 여성이 배석했는데 당시엔 이름 대신 국방위 과장으로만 알려졌다. 4년 뒤 셋째 부인 고영희의 사망을 전후로 김옥이라는 여성이 김정일과 동거하기 시작했다는 대북발 소식이 이어졌다. 각 국 정보라인이 그를 추적했다. 김옥은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인물로 1980년대 초부터 김정일의 서기실 과장으로 그를 보좌해 왔다고 한다.

그는 김정일의 총애는 물론 자녀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일의 요리사로 일한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는 김옥에 대해 ‘옥이 동지’로 불렸다고 소개했다. 김정일로부터는 ‘옥이’로 불렸고 자녀들도 ‘옥이, 옥이’라며 잘 따랐다고 했다. 현재 김정일과 사이에 자녀를 뒀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열 급상승=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그의 위상은 높아졌다. 또 김정은의 후계자 지위를 두고 장남 김정남을 제치는 ‘물밑 작업’을 김옥이 주도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권력 암투설의 핵심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의 서열 상승은 김정일과의 거리를 보면 알 수 있다. 김옥은 2006년 1월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국방위 과장 자격으로 갔다. 이 때 후진타오 주석과 직접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져 퍼스트레이디로 위상을 굳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5월 방중 땐 후 주석이 마련한 환영 만찬에 참석해 20명만 앉은 헤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3개월 뒤 방중 땐 후 주석과 회담하는 김정일 바로 뒤편에 앉았다. 김정일 옆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 실세 중의 실세만 있었다. 이어 한 달 뒤, 김정은이 공식 후계자임을 알리는 기념 사진이 공개됐다. 여기엔 두 여성이 등장했는데 한 명은 김정일의 딸 김여정, 한 명은 김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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