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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주사 맞으면 여성 암 발병 15%는 줄어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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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백신 주사를 맞아 독감을 예방하듯이 암도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독일의 하랄드 추어 하우젠(75·사진)박사는 “암 백신을 맞으면 여성들이 걸리는 전체 암의 15%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4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피부과학술대회에 특별 강연을 하러 방한했다.

 하우젠 박사는 양성 혹의 일종인 사마귀를 생기게 하는 바이러스(HPV·인유두종바이러스)가 여성의 자궁 경부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내 노벨상을 받았다. 그의 연구 결과는 자궁 경부암을 예방하는 다양한 예방 백신(가다실, 서바릭스 등)의 개발로 이어졌다.

 하우젠 박사는 “B형 간염 백신을 맞은 사람이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것처럼 HPV 백신을 맞은 여성의 80%가 자궁암 예방효과를 얻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성의 자궁 경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남성의 성기에 생기는 암도 일으킨다”며 “여성용 예방 백신이 남성의 성기에 생기는 암을 예방하는 데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간암, 위암, 자궁 경부암 등 암환자 5명 중 한 명이 감염성 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통해 암에 걸리고 있다는 것.

 하우젠 박사는 여성들을 위해 일상생활 속에서 자궁 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간단한 실천 방법도 소개했다.

 “일본인들이 샤브샤브를 먹는 것을 봤다. 살짝 익혀 바로 꺼내 먹더라. 이 정도 온도에선 바이러스(HPV)가 파괴되지 않는다. 바이러스를 없애려면 82도 이상의 온도에서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에게 가장 흔한 위암의 발생 원인으로 지목 받고 있는 헬리코박터균의 예방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하우젠 박사는 “헬리코박터균은 항생제를 사용해 죽이더라도 재감염이 잘 된다는 점에서 위암에 대한 예방효과는 별로 높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학술대회인 이번 학회 발표에서 태양의 자외선뿐 아니라 적외선도 피부 손상과 피부 노화를 유발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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