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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대·화장실 다 있는 움직이는 집 … 캠핑카 타고 떠나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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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멀쩡한 차를 개조한다는 건 여러모로 의심스럽다. 지금까지 봤던 대부분의 개조가 그리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 그랜드스타렉스를 기본으로 만든 에드윈 캠핑카를 처음 봤을 때도 그랬다. 외관부터 ‘개조’ 냄새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에드윈알브이가 제작한 ES900 캠핑카의 외부 모습. 현대 그랜드스타렉스를 기본으로 개조한 차량으로 친환경 태양열 집열판도 달았다.

 하지만 이 캠핑카는 당당한 완성차다. 자동차등록증에 ‘에드윈알브이’라는 회사명과 ‘ES900’이라는 차명이 나란히 찍힌 정식 자동차다. 대한민국 정부에서 인정한 완성차답게 만듦새가 남달랐다. 차분하고 단정한 분위기 속에서 각각의 부품이 꼼꼼하게 붙어 있었다. 남는 공간을 그냥 두지 않고, 구석구석을 수납 공간으로 활용해 30여 개의 ‘쓸모 있는’ 수납 공간을 만들어 냈다. 심지어 의자 밑에는 전자식 자물쇠가 달린 금고까지 있었다.

에드윈 캠핑카의 실내로 9명이 앉을 수 있다.

 캠핑카를 우리말로 쉽게 풀면 ‘옮겨다니는 가옥’이라 할 수 있다. 가스레인지와 싱크대는 물론 냉장고까지 달려 있다. 공중전화 부스 정도 크기의 화장실에서 샤워는 물론 용변까지 볼 수 있다. 공간이 좁고, 수압이 약한 것만 잘 적응하면 불편한 곳이 없었다. 경량 플라스틱으로 만든 창문에는 모두 모기장과 블라인드가 달려 있었다. 안쪽에 흰색 커튼이 달린 창도 있었다. 9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거실에는 TV와 오디오는 물론 노래방 기계까지 달려 있다. 이 거실은 5명 정도가 잘 수 있는 침대로 변신하기도 한다. 운전석 천장 위에도 널찍한 침실이 있어 모두 9명이 잘 수 있다.

 조명을 켜니 백색 발광다이오드(LED) 램프가 나란히 어둠을 밝혔다. 전자레인지도 있고, 구석구석에 전기 콘센트도 박혀 있었다. 곳곳에 전기를 공급하는 배터리는 태양열 충전 방식이다. 캠핑카 천장에 달린 태양열 집열판이 친환경 발전을 하고 있었다. 캠핑카 제조업체 에드윈알브이의 장순탁 대표는 “모터쇼에서도 친환경이 한창인 것처럼 세계 캠핑카 전시장에서도 친환경이 대세”라며 “최대한 자연 소재를 사용하고 자연을 덜 훼손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에드윈 캠핑카 실내에 설치된 가스레인지와 싱크대

 캠핑카에 있어 주행 성능은 아주 중요한 게 아니지만, 이동이 목적인 만큼 그냥 지나칠 순 없었다. 운전은 보통 그랜드스타렉스와 거의 비슷하지만, 뒤에 커다란 집이 실려 있어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속도는 워낙 바람 소리가 많이 나고, 공기저항을 많이 받아 내고 싶어도 낼 수가 없었다.

 캠핑카를 잘 활용하려면 전원과 물, 가스 등이 공급되는 캠핑카 전용 캠프장을 찾으면 된다. 하지만 시승했던 에드윈 캠핑카는 전기를 매우 적게 소모해 굳이 그런 곳을 찾아다닐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캠핑카의 가격은 1억원이 약간 넘는다. 하루 30만원 정도에 대여할 수도 있다.

장진택 자동차칼럼니스트 thetren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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