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고 맛보고 … 산나물도 관광상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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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관광객들이 매봉산 자락에 조성된 산채 체험장에서 곰취를 뜯고 있다. [인제군 제공]


지난 19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남면 정자리 매봉산 자락. 해발 900m의 산 기슭에서 100여명의 관광객이 산나물인 곰취를 채취하고 있었다. 이들은 하남시에서 온 단체 관광객과 수원 등에서 온 개별 관광객. 이들은 산자락을 오르고 내리며 지천인 곰취를 비롯해 간간히 보이는 더덕 등도 채취했다. 하남 산타산악회원 장갑진(58)씨는 “산행을 위해 인제에 자주 오지만 산나물 체험장은 처음”이라며 “곰취를 마음껏 뜯을 수 있는 등 환상적이다”고 말했다.

 5, 6월은 산나물을 계절이다. 그러나 아무 곳에서나 나물을 뜯을 수 없다. 산림청은 물론 각 시·군이 불법적으로 산나물이나 산약초 채취를 단속하기 때문이다. 채취 과정에서 귀중한 산림자원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는 이유다. 단속기간 중에 산나물을 불법 채취하다 적발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자리 매봉산 자락은 마음껏 산나물을 채취할 수 있는 곳이다. 인제군과 마을 작목반이 조성한 산채 체험장이기 때문이다. 인제군과 작목반은 2005년 지역특화 숲 조성사업으로 9만9000여㎡의 곰취 재배단지를 만들었다. 이어 올해까지 19만8000여㎡를 추가해 29만7000여㎡의 산채 체험장을 조성해 14일 문을 열었다. 체험장을 찾은 관광객은 곰취를 채취할 수 있으며, 채취한 것은 1㎏에 1만2000원에 가져갈 수 있다. 또 즉석에서 쌈으로 먹을 수 있다. 무공해 웰빙 산채 비빔밥(5000원)도 맛볼 수 있다. 산채 체험장까지는 임도로 연결돼 트레킹도 할 수 있다.

 이 때문인지 체험장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또 사전 답사도 줄을 잇고 있다. 22일에도 50여명이 다녀갔다. 장근석 작목반장은 “올해 20t 정도의 곰취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곰취를 비롯해 산나물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정자리 산채 체험장은 6월말까지 운영된다.

 정자리 산채 체험장 이외에 산나물축제장에서도 각종 산나물을 만날 수 있다.

 20~22일 삼척시 하장면 번천리 산촌체험장에서 열린 두타산 산나물 축제에는 3만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이들은 마을에서 관리하는 29만여㎡의 두타산에서 산나물을 뜯고 나물밥 짓기, 취떡 만들기 체험, 요리, 시식 등의 체험도 했다. 마을은 축제 이후 체험장을 일반에 개방했다.

 홍천군 내면 고원체육공원과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농촌체험학교에서도 21,22일 백두대간 내면 나물축제와 진동계곡산나물축제가 각각 열렸다. 정선공설운동장에서 20일 개막한 정선곤드레산나물축제는 29일까지 계속된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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