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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에너지, 조력발전 포기할 수 없다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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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호 35면

지난 3월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자력 발전의 취약성이 국제적 관심사로 등장했다. 4월은 체르노빌 원전사고 25주년이었다. 화석에너지 고갈과 원전의 취약성 때문에 신재생에너지원 발굴이 국가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인천조력발전과 강화조력발전댐이 이슈가 되고 있다. 마침 중앙SUNDAY도 지난 4월 17일 시화조력발전이 첫 전기 시험생산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서해안 지역 4개 조력발전 예정지에 대한 내용을 보도했다.

경기만은 9m나 되는 조수 간만의 차이로 조력발전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물길과 뱃길, 환경보존, 국토이용 등 국가 백년대계가 고려돼야 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조력발전은 원가가 비싸 선진국에서도 크게 각광받지 못했다. 하지만 21세기 해양시대에 해양레저, 해양생태계 친수공간 등이 함께 개발되면 얼마든지 녹색성장의 대표적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원자력의 재앙, 화력발전의 환경파괴와 자원 고갈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더 연구하고 발전시켜 인류 미래를 밝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강화조력발전계획을 보면 강화도 북쪽 인화리와 교동도ㆍ서검도ㆍ석모도ㆍ강화도 남단을 이어 댐(지도의 붉은 선)을 건설하는 것으로, 한강의 주 수로인 석모수로(강화도~석모도 사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치수(治水)의 기본을 모르는 발상이다. 1998년 강화읍 홍수에서 보듯이, 이 지역은 섬으로 이어지고 또 갯벌이 육지로 간척됐기 때문에 언제라도 대단위 수해가 발생할 수 있는 저지대다. 또 강화 신ㆍ구 대교, 초지대교,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그리고 곧 건설될 제3연륙교까지 감안하면 염하수로(김포~강화도 사이)는 많은 교각 때문에 수로 기능에 한계가 있다. 긴급 시 수로 기능이 극히 제한되기 때문에 석모수로의 중요성은 더욱 높다. 또 예성강과 임진강 등의 수계에 대한 실측도 전제돼야 한다. 한강 하구는 한반도 전체 20% 내외의 빗물이 유입되는 곳으로 그중 70%가 홍수기에 집중 방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계 실측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석모수로를 막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더구나 최근 일본 지진에 이은 쓰나미와 이상 기후로 인한 집중폭우를 경험하면서 물길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절실히 깨닫게 된다. 대안은 교동도 서남단에서 미법도~서검도~볼음도~주문도~석모도 남단을 이어 발전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석모수로가 막히지 않고 강화 망우리 벌판, 석모도 송가벌판 등 낮은 지반의 홍수 가능성도 줄어들 것이다.

반면 인천조력발전은 강화도 서남단과 장봉도~용유도, 그리고 영종도 북단에서 동검도를 이어 건설되기 때문에 물길은 별 문제가 아니다. 유명한 강화남단 갯벌의 파괴와 어장 멸실이 문제가 되지만, 갯벌은 한강과 중국 황허ㆍ양쯔강에서 내려오는 대량의 토사가 메워져 계속 생성된다. 따라서 갯벌보호 문제는 10~20년이면 더 좋은 젊은 벌이 형성돼 국토도 넓어지고 환경도 복원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있다. 정부가 21세기 해양 시대에 맞춰 수도권 시민들을 위해 경인아라뱃길로부터 물류는 물론 요트 길도 열어 수려한 섬으로 항해하기 위해 용유 왕산에 마리나를 건설하고, 덕적도를 거쳐 대청, 백령의 루트와 영흥, 화성 전곡항을 통해 서남해로 나아가는 루트를 개발하고 있다. 인천조력발전댐은 이 요트 뱃길을 인천항의 주항로로 사용하는 것과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영종도~신도 사이의 수로를 열고 강화 서남단~장봉도~모도~시도~신도~동검도를 잇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우리는 적어도 100년을 내다봐야 한다. 언젠가는 남북 평화시대가 올 것이고, 그 전에 남북협력에 의해 한강길이 6·25 이전 같이 열리면 평안과 황해도에서, 또 전라와 충청도에서 서울로 뱃길이 다시 연결될 것이다. 이에 대비한 뱃길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 삶과 좀 더 친화적인 에너지원을 개발한다는 국가 백년대계에서 우리는 더욱 멀고 길게 보아야 한다. 조력발전은 중요하다. 해양ㆍ레저시대에 친수공간을 만들고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는 점에서 뱃길과 물길의 확보는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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