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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간에 좋은 음식 아무리 먹어도…

중앙일보

입력

건강한 간 이야기

강북으뜸내과
한우식 원장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무겁고 큰 장기이며 굉장히 다양한 역할을 담당한다. 보통 ‘간’이 해독이라는 역할만 담당한다고 생각하지만, 과소평가된 이야기이다. 간은 인체에 들어오는 영양소를 저장하고 쓸개즙을 생성시키며 인체 내의 독소 제거 및 단백질을 생성하기도 한다. 때문에 간이 위의 기능들을 제대로 뒷받침 해주지 못한다면 우리는 2~3일 내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간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장기이다.

하지만 이러한 핵심 장기인 간을 위협하는 요소는 우리주변에 많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B형간염 바이러스이다. B형 간염예방접종이 실시된 이후 발병률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인구 중 5~10% 정도가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이며 만성 B형간염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간질환이다. 특히 다른 암에 비해 낮은 생존률을 가진 간암이나 간경변증 환자의 70%정도가 만성 B형간염으로부터 비롯된다는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만성 B형간염은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 있어서는 간 건강을 위해 주목해야 할 위험요소이다.

보통 B형간염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게 되면 완치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정기적인 검진과 올바른 치료법을 통해 꾸준히 관리한다면 여느 만성질환처럼 ‘관리’만을 통해서도 제압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제 만성 B형간염 환자들 중에는 병원을 찾지 않은채 간염을 방치하는 사례가 많다. 이는 간이 ‘침묵의 장기’라 불릴 정도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본인이 관리가 필요한 환자라는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간혹 주변에서 오랫동안 방치했다가 진행성 간암으로 진단받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간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이 있든 없든 최소한 6개월마다 혈액검사 및 복부초음파 또는 복부 CT 등으로 정기적인 간정밀검진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가 필요하다면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을 때쯤이면 벌써 돌이킬 수 없는 간경변증 또는 간암으로 발전 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병원을 찾아 정기검진을 받기보다는 간에 좋다는 음식이나 건강식품 등에 의지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하지만 음식을 통해서 간 건강을 관리하는 것은 사람의 체질, 습성, 병력 등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어 올바른 관리법이라고 할 수 없다. 물론 만성 B형간염 환자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환자를 아끼는 심정에서 간에 좋다는 건강식품 혹은 민간요법을 권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정확한 검진결과, 전문의의 상담없이 행해지는 건강식들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다소 과장되게 얘기하는 것 일수도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주변에서 특별히 간에 좋다고 권해주는 민간요법이나 건강보조식품 등을 되도록 멀리하면 대부분 이러한 ‘해’를 입지 않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간에 해로운 민간요법은 개소주, 돌미나리, 상황버섯, 오가피, 녹즙, 민들레, 송이버섯추출물, 인진쑥, 느릅나무껍질, 붕어즙, 신선초, 헛깨나무껍질, 다슬기 액기스, 오메가-3, 영지버섯, 태반주사 등이다.

1985년부터 국내에서 B형간염 백신접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1990년대초부터는 전 신생아 예방접종 및 B형간염 산모의 출산아동에 대한 예방접종 (백신 및 면역글로블린주사 동시 접종)이 실시되면서 우리 국민중 20대 미만에서는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현격히 줄어들었으나 그 이전세대 즉, 주로 성인에서 염증이 시작되는 만성B형간염은 앞으로도 10여년 이상은 과거와 큰 차이 없이 계속 문제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전문의들은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라면 최소한 1년에 두 번은 간 수치검사와 e항원 양성유무 검사 및 HBV-DNA검사 및 복부초음파 등을 동시에 받는 것을 권장한다. 물론 만성B형간염으로 치료대상에 해당되는 분들은 1-3개월 간격으로 진료 및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강북으뜸내과 한우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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