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인터넷과 유전자 혁명 세계장래 결정

중앙일보

입력

''21세기 세계운명은 인터넷과 유전자 혁명의 성패에 달려있다''

스키 휴양지로 유명한 스위스 다보스에서 27일 개막된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전세계 거물급 정치.경제 지도자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인터넷과 유전자 혁명 문제로 모아졌다.

클라우스 슈바브 WEF 총회 의장은 이날 개막연설에서 ''우리는 향후 수년동안 형성될 두개의 기본적인 힘으로 인터넷과 유전자 혁명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참석자들로부터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보화를 줄기차게 외쳐 온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가 ''21세기 리더쉽''에 관한 토론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하는 28일에는 이들 주제와 관련된 방향으로 회의 분위기가 더욱 고조될 것으로 현지 소식통들은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시작, 차별성 창출''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모든 참석자들이 회의장 복도와 로비 등 곳곳에서 새로운 전자상거래와 온라인의 세계화 등에 대한 대화로 떠들썩했다.

이들은 다양한 대화를 나누면서도 인터넷과 유전자 분야에서 미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나머지 국가들도 뒤쳐지지 않으려면 신속히 이런 추세를 뒤따라 가야만 한다는데 자연스럽게 의견이 모아졌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인터넷의 영향력 문제는 다보스회의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회계법인의 컨설턴트들은 세계 경제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정치인들이 서방의 기술적 우위를 상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전세계 빈국과 부국간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며 인터넷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은 인터넷의 발전이 선.후진국간의 차이를 확대시킬 수 있다고 답변한 반면에 38%는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회계법인의 제임스 스키로 컨설턴트는 ''개인적 견해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가 지원하고 적절한 규제가 이뤄진다면 인터넷은 선.후진국간 차이를 없애는데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터넷과 함께 유전자기술 발전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도 이번 토론의 핵심적 내용이 됐다.

다보스 회의는 46개국 장관들이 유전자 변형 물질의 안전 규정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국제회의를 열고있는 가운데 개막됐다.

다보스 회의의 첫날 회의중 하나는 ''생명공학의 장래, 유전자혁명 정복''이라는 의제를 집중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29일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각국 지도자 30여명과 1천여명의 기업총수들이 참석한 이번 회의는 그 어느 해에 비해 세계적인 관심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화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은 스위스 당국의 불허 방침에도 불구, 클린턴 대통령이 방문하는 29일 시위를 벌이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지난해 말 미국 시애틀 세계무역기구(WTO) 회의장 주변에서 발생한 폭력사태가 재발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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