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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함께 독서토론해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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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열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열 사람이 한 권의 책을 읽고 문답, 대화, 토론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더 효과적이다.” 최근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독서를 토론으로 발전시켜 사고력 훈련을 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올바른 가족 토론법을 알아봤다.

“신문이나 인터넷자료를 보면 입양아들이 참 많은데 우리 주변에서 입양된 친구를 보기 힘든 이유가 뭘까.”

 “내가 입양아라면 절대 드러내고 싶지 않을 거에요. 아이들이 놀리면 어떻게 해요.”

 “미국으로 입양된 아이들이 부모를 찾아 한국을 찾아오는 걸 보면 미국과 우리나라는 입양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문화적인 차이겠죠.”

 김혜영(44·여·서울 마포 공덕동)씨와 자녀 김유석(서울 공덕초 6년)군 유진(서울공덕초 6년)양의 대화다.

김씨 가족은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 동안 독서 토론을 벌인다. 이날은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김여령 작)를 읽고 느낀 점에 관한 토론을 벌이기로 했다. 입양아인 ‘하늘이’와 ‘한강이’에 관한 내용이다. 지난 11일이 입양의 날이었던 것에서 착안해 지난 주 토론을 끝내고 김씨가 낸 제안이었다.

 토론 주제가 정해지면 1주일 동안 책을 읽고 주제와 관련된 자료를 각자 찾아본다. 책이나 신문, 인터넷 자료가 대부분이다. 김씨는 토론 전에 이들 자료를 미리 취합해 스크랩해 둔다. 사실 김씨 가족의 활동은 토론보다는 토의에 가깝다. 토론은 특정 주제에 대해 상반된 논리를 바탕으로 서로를 반박해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이다. 이와 달리 토의는 하나의 주제에 관련된 여러 의견이나 정보를 나눠 하나의 통합된 의견을 낸다.

 이날 토론에서 김씨 가족은 입양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기로 결론을 맺고 다가올 주말에 홀트 아동복지회에 견학 가기로 했다. 김씨는 “특별히 정해진 형식이나 절차는 없지만 서로의 의견을 자신있게 말하는 연습 자체가 논리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부모도 아이와 똑같이 읽고 아이의 생각 자체를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사를 좋아하는 유석이는 가족 토론과정을 통해 자료 정리법을 배웠다. 최근 반환된 유물인 ‘외규장각 도서’ 관련 자료를 신문과 인터넷을 통해 검색한 후 별도의 스크랩북 한권을 만들었을 정도다. 유진이도 1주일에 책을 10권 이상 읽을 정도로 책을 좋아한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오서경 연구원은 “한 달에 한번 한가지 책을 정해 공통으로 읽고 날을 정해 팀별 토론을 하는 것도 좋다”며 “가정토론 기록물은 요즘 이슈가 되는 스펙이나 독서이력철 같은 자료로도 충분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Tip! 스테판 툴민의 토론 6단 논법

6단계 사고 과정은 ‘안건- 결론(주장)-이유-설명-반론꺾기-(예외)정리’ 단계로 이루어진다.

- 첫째, 안건의 범위와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 둘째, 토론 안건에 대한 자신의 결론(주장)을 찬반 어느 한 쪽으로 선택한다.
- 셋째, 그런 결론(주장)을 내린 이유에 대해 말한다.
- 넷째, 이유에 대한 설명으로 설득력 있는 예를 들거나 이유가 옳다는 것을 설명한다.
- 다섯째, 반론꺾기로 상대방이 제시한 이유와 설명의 잘못된 점이나 문제점을 지적한다. 특히 이 단계에서는 토론 주제의 쟁점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물론 상대방의 반론을 예상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 여섯째, (예외)정리 단계이다. 앞 단계에서 펼친 자신의 주장을 다시 한 번 요약, 정리, 강조하면서 예외에 대한 고려를 하는 단계다.  ※자료제공=한우리독서토론논술

[사진설명] 가족이 함께 1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한다는 김혜영씨 가족.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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