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인터넷 팩스 개발

중앙일보

입력

서울 강남구 삼성동 테헤란로에 자리잡은 동일CIM(사장 서준석.51)은 단 6명의 직원으로 최근 인터넷 팩스 ''레거시'' 시리즈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냈다.

인터넷 팩스란 전화선 만을 이용하는 팩스 대신에 인터넷 e-메일을 이용한 장치로 팩스를 보내고 받는 것. 국제 전화와 마찬가지로 팩스도 외국에 보낼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인터넷 팩스를 이용하게 되면 공짜나 다름없다.

전화선 만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곳에서 쓰는 ''레거시 2000'' 의 경우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한 국내 전화요금 50원이 들 뿐이다. LAN망이 설치돼 있는 곳에서 쓰는 ''레거시 3000'' 는 아예 공짜다.

특히 기존 팩스는 종이 형태로 밖에 받아볼 수 없지만 레거시는 e-메일을 통해 컴퓨터 화면으로도 받아볼 수 있다. 한글로 된 e-메일을 외국에 보낼 때 레거시의 진가는 더욱 드러난다. 인터넷 팩스로 보내는 데이터가 문자가 아닌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서준석 사장은 97년 말 평소 친하게 지내오던 외국 친구를 통해 팩스로 e-메일을 보낼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어 곧바로 개발에 나섰다.

미국 샌디애고에 ''인터넷 매직'' 이라는 기술개발 자회사를 세워 ''아이디어의 제품화'' 를 시작한 것. ''

서사장은 "최근 한달동안 사무실에서 레거시를 이용해 미국.중국 등지에 팩스를 보냈더니 국제전화 비용이 95% 이상 절약됐다" 며 "외국과 업무가 많은 업체는 인터넷 팩스가 필수적" 이라고 말했다.

레거시는 소위 ''실험실 제품'' 이 나온 98년 4월 미국의 한 컴퓨터 전시회에 출품되면서부터 미국 곳곳에서 전화문의와 주문예약이 쏟아졌다.

실제 시제품이 나온 지난해 4월경부터는 중국과 홍콩.인도 등지에서도 주문이 들어왔다. 지금까지 밀린 제품 주문량은 약 1백만 달러어치에 이르지만 아직까지 실적은 미미하다.

양산체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시제품 형식의 소량수출에 그치고 있으나 올 상반기내 대량 생산.판매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기술개발과 미국.유럽지역 판매는 미국 자회사인 ''인터넷 매직'' 이, 아시아를 포함한 그외 모든 지역은 동일 CIM이 맡는다. 생산은 경기도 오산에 있는 제품 생산회사를 통해 아웃소싱하는 방식을 택했다.

판매가격은 레거시 2000이 50만원, 레거시 3000이 70만원 선으로 후발주자인 일본 파나소닉사 유사제품의 가격 3천달러(약 3백60만원)에 비해 경쟁력도 뛰어나다.

서사장은 "전세계에 팩스가 8천만대 정도 보급돼 있는 만큼 시장규모도 연간 1천만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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