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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청장 “3색 신호등 깊이 반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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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조현오(사진) 경찰청장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화살표 3색 신호등’과 관련해 9일 “일방통행식 경찰행정은 아니었는지 가슴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국민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고 신호등 교체를 일방적으로 추진한 데 대해 사실상 사과한 것이다.

 조 청장은 또 경찰의 교통 및 정보 관계자들에게 “(화살표 3색 신호등 체계 도입을 놓고) 여론조사를 해서 51% 찬성, 49% 반대가 나온다고 추진할 일이 아니다. 일상생활과 직결된 이런 문제는 국민의 3분의 2 이상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조 청장은 3색 신호등 시범운영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되는 오는 19일을 전후해 3색 신호등 존폐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또 “취객이 관공서에 난입해 흉기를 휘두르는 위급 상황에서는 규정에 따라 총기를 적극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경찰 조직 내에 총기를 사용하면 불이익을 받는 관행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며 “그런 매뉴얼, 규정이 어디 있느냐. 권총 등 장구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비겁하고 나약한 직원은 퇴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지역 경찰관에게 파출소나 지구대에서 근무하거나 현장에 출동할 때 권총이나 가스총, 테이저건 등을 반드시 휴대하고 상황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지시했다. 다음은 3색 신호등과 관련한 조 청장의 주요 발언 내용.

 “최근 논란이 된 화살표 3색 신호등은 경찰의 교통 책임자 얘기대로라면 내용상으로 참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과연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나.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많은 국민이 반대하고 있다. 우리 경찰관들 중에서도 적지 않은 사람이 ‘왜 이런 것을 해서 욕을 먹느냐’며 빨리 접으라고 한다. 아무리 취지가 훌륭하다 해도 ‘이게 옳으니까 국민은 따르라’는 일방통행식 경찰행정은 아니었는지 가슴 깊이 반성한다. 국민이 생각하는 문제를 지적하는 언론과 감정적으로 갈등을 빚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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