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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재경·전경련 수뇌부 어색한 만남 15분

중앙일보

입력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이 21일 '전경련 해체' 발언(1월 13일)이후 처음으로 전경련 수뇌부를 만났다.

李장관은 전경련이 주최한 최고경영자 신년 세미나에서 강연하기 위해 오전 9시30분 서울 하얏트 호텔에 도착했다.

손병두(孫炳斗)전경련 부회장이 표정이 굳어있는 李장관을 안내했다.
李장관은 전경련 김입삼(金立三).노창희(盧昌憙)상임고문과 좌승희(左承喜) 한국경제연구원장이 있는 그랜드볼룸 대기실로 들어섰다.

▶李장관〓(左원장에게)천년만에 만났습니다.

▶左원장〓그렇게 되나요. 그러니까 '오해(전경련 해체 발언 지칭한 듯)' 가 생기는 것 아닙니까.

▶李장관〓….

▶左원장〓자주 만나야 되겠습니다.

▶孫부회장〓어제 미국에서 돌아오려는데 머리가 지끈하더라구요.

▶盧고문:(孫부회장을 보며)대통령이 해외 나가면 빡빡한 일정 때문에 힘들 것 같지만 기분이 그렇게 좋답니다.
국내에 돌아오면 골치 아프니까요.

▶李장관:….

▶盧고문:대통령은 스케줄대로 움직이면 되니까. 골치 아픈 건 국내정치 때문이죠.

▶李장관:(어색해 하며)금융감독원장 때는 내가 스케줄 짰는데 장관이 되니까 짜여진 대로 끌려 다녀요'(이날 李장관의 강연은 전임 강봉균 장관 때 정해졌다)'.

▶孫부회장:….

이같은 15분여의 어색한 대화를 마친 뒤 李장관은 강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강연이 끝난 뒤 한 전경련 회원이 전경련 해체 발언의 진의를 묻자 약간 당황해하며 "내가 어떤 단체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아무런 권리와 이유가 없다.
다만 전경련도 '급변하는 환경에 변해야 되고, ' 변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것" 이라고 말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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