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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도 말도 대타였다, 둘이 만나 ‘대형 사고’ 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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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켄터키 더비에서 우승한 기수 존 벨라스케스가 애니멀 킹덤 위에서 기뻐하고 있다. [루이빌 AFP=연합뉴스]


제137회 켄터키 더비에서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멀었던 3년생 수말 ‘애니멀 킹덤(Animal Kingdom)’이 정상에 섰다.

 애니멀 킹덤은 7일(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처칠다운스 경마장에서 열린 대회에서 1.25마일(약 2011m) 주로를 2분2초04에 질주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통산 5전4승을 기록한 ‘엉클 모(Uncle Mo)’와 4전3승을 거둔 ‘다이얼드 인(Dialed In)’ 등 우승 후보를 따돌린 이변이었다.

 마지막 곡선 주로까지 10위권을 맴돌던 애니멀 킹덤은 곡선 주로를 빠져나온 뒤 결승선까지 이어진 직선 주로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이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애니멀 킹덤과 기수 존 벨라스케스(40·푸에르토리코)는 554송이 장미로 만든 화환과 우승 상금 141만1800달러(약 15억원·총 상금 217만1800달러)를 받았다.

 우승 사연이 재미있다. 기수 벨라스케스는 당초 우승후보 0순위였던 ‘엉클 모’에 기승할 예정이었지만 이 말이 위에 탈이 나는 바람에 대회 출전이 힘들어졌다. 여기에 애니멀 킹덤의 원래 기수는 대회를 앞두고 코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벨라스케스가 대타로 애니멀 킹덤을 타고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는 행운을 잡았다.

 애니멀 킹덤은 이제 최고 영예인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 도전한다. 트리플 크라운은 켄터키더비와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벨몬트 스테이크스 등 3대 경마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것을 가리킨다. 보통 말의 출주 주기가 30일인 반면 이 3개 대회는 2~3주 간격으로 연달아 열리기 때문에 강인한 체력이 필수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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