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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록부 꼼꼼히 따져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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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록부는 대학입학전형에서 활용되는 서류 중 가장 객관적인 지표로 평가 받는 자료다. 고교가 기록을 관리·인증하고 일선 학교 교사가 평가에 참여한다는 측면에서 공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올해 수시모집 인원은 지난 해에 비해 4859명이 증가한 23만7640명으로 집계됐다. 정시모집을 포함한 전체 모집인원의 62.1%에 해당된다.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고 수시모집 선발인원이 증가하면서 생활기록부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내 기록은 정확한지, 누락된 것은 없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수시 교과비중 증가, 교과성적 유·불리 판단 중요

현재 고교 2·3학년 학생의 생활기록부는 수상실적·교외체험학습상황·독서활동상황 등 총 12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고교 1학년은 올해부터 창의적 체험활동이 도입되면서 재량활동상황과 특별활동상황이 창의적 체험활동 상황으로 통합돼 11개 항목으로 조정됐다. 이 중 10번 항목에 해당되는 교과학습발달상황이 흔히 내신성적으로 알려진 교과성적이다. 생활기록부 항목 중 수시모집에서 가장 넓게 활용되는 기록이다. 교과성적 중심의 일반전형뿐 아니라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도 폭넓게 평가한다. 경희대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은 “교과성적은 고교생활의 성실성은 물론 전공적합성, 성적 향상 정도에 따른 잠재력 등 다양한 기준으로 입학사정관 전형에 평가·반영된다”고 말했다.

올해 수시모집에선 각 대학 별로 교과성적의 반영 폭이 더 넓어질 전망이다. 이투스청솔교육평가연구소 이종서 소장은 “각 대학 논술우수자 전형에서도 교과성적 비중이 증가했다”며 “대학별 반영방법에 따른 자신의 교과성적 유·불리를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희대·고려대·서강대·중앙대·한양대 등이 논술 100% 전형을 폐지하고 논술과 교과성적(20~40%) 합산 방식으로 전형을 바꿨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은 “교과성적 유·불리를 살펴볼 땐 학년별 반영비율과 등급 간 점수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려대·중앙대·한양대 등은 학년 별 동일비율로 반영하는 반면 건국대·아주대는 1학년성적을 20%, 2·3학년 성적을 80% 반영한다.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교과성적이 상승했다면 2·3학년의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등급 간 점수차도 중요하다. 중앙대는 4등급까진 1점 차지만 5등급부턴 2점 차로 크게 벌어진다. 특정교과가 등급 간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는 구간에 걸려있다면 일부 교과만을 선택해 지원할 수 있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다. 덕성여대·성신여대 등이 3개 교과를 선택해 지원할 수 있고 국민대 수시 2차 이공계과목우수자전형은 수학·과학 교과만을 반영한다.

비교과 활동, 일관된 방향이 중요

생활기록부에서 교과성적을 제외한 수상경력·창의적재량활동·특별활동상황·교외체험학습상황 등을 통상 비교과 영역이라 부른다. 입학사정관제 등 대학입시제도가 큰 틀에서 바뀌면서 각 대학들의 생활기록부 반영방법도 변화를 겪고 있다 진학사 우연철 선임연구원은 “과거 대학들이 교외대회 등 외양적인 스펙에만 의존했다면 최근엔 생활기록부 내 여러 항목이 지원학과와 관련한 진로·적성계발활동으로 일관되게 연결되는지를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 항목이 지원학과에 대한 관심과 학업적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물리학과를 지원한다면 교과영역에선 수학·과학 성적이 우수함을 보여주고 비교과 영역에선 과학과 연관된 체험·교내대회·동아리활동 등이 어울려야 된다는 것이다.

생활기록부 수상경력 항목엔 교내대회만 기록할 수 있다. 교육청·교과부 등 정부기관 주최 교외대회라도 영어, 수학 등 교과와 관련된 수상 경력은 기록할 수 없다. 사설기관 주최 경시대회 이력도 남길 수 없다. 진선여고 정극상 진학지도부장은 “진로·적성과 관련해 관심 분야교내대회에 꾸준히 참가해 실적을 보여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진로지도상황도 점검해봐야 한다. 본인의 진로희망과 특별·체험활동기록 사이 연관성이 심하게 떨어진다거나 갑자기 진로희망이 바뀔 경우 충분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7번 항목인 창의적재량활동상황은 민주시민·인성·성교육·진로교육 등 학생이 주도적으로 학습한 결과를 기록한다. 이 소장은 “활동결과보다 활동과정에 대한 평가가 핵심이 돼야 한다”며 “계획·과정·변화·발달·과제 등 활동 전반을 상세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자신의 생활기록부를 점검해보고 누락된 내용이 있다면 담임교사와 상담을 통해 그 내용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자치·계발·봉사활동 등이 기록되는 특별활동상황도 마찬가지다.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면서 외부 기관의 캠프·교육과정 등을 기록하는 9번 항목 교외체험학습상황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지원학과에 대한 관심과 진로·적성 계발 사례를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항목은 대부분 학생 자율에 맡겨지기 때문에 관련 활동 뒤엔 반드시 증빙자료를 학교에 제출하고 생활기록부에 올바르게 기재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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