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현대건설, 14년만에 첫 우승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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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레드폭스가 창단 14년만에 처음으로 정상에 도전한다.

현대건설은 지난 86년 창단이후 '90농구대잔치 준우승과 92년 전국체전 3위,'99여름리그 준우승 등 우승일보 직전에서 마지막 고비를 넘지못해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새 천년을 맞아 현대산업개발에서 현대건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후 선수단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현대건설은 바이코리아 2000 여자프로농구 초반에 애매한 판정 시비에 휘말려 2연패당했으나 이내 전열을 가다듬어 한빛은행과 삼성생명을 차례로 격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특히 19일 열린 최대라이벌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는 전주원의 정확한 볼배급에 이은 속공 플레이가 되살아났으며 김영옥의 외곽슛이 불을 뿜어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8천200만원으로 `연봉퀸'에 오른 전주원은 잽싼 가로채기로 상대방 공격의 흐름을 곧잘 끊어 놓았으며 국내 최장신 강지숙(198㎝)역시 아시아 최고의 센터 정은순과의 골밑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또 박명애-옥은희-김영옥의 외곽포 트리오는 언제든지 한방을 날릴 수 있는 득점력을 과시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북한 회오리팀과의 통일농구대회에 대비해 다른 팀보다 일찍부터 실전훈련에 돌입했으며 3개월만에 만난 회오리에 설욕전을 퍼부은 후 선수들의 사기도 살아난 상태다.

새 주인이 된 현대건설의 전폭적인 지지또한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인수즉시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 있는 현대건설선수단 숙소를 초현대식 시설로 개선했으며 1월초 5개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대회 개최지인 춘천에서 전지훈련하는 준비성까지 보였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초부터 전문강사를 초빙해 선수전원을 대상으로 단전호흡과 신선체조 등 도인술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결과 선수들의 정신력도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후문이다.

특히 현대그룹의 걸리버스 남자농구단이 시즌 3연패에 도전해 선의의 경쟁심을 유발하고 있다.

진성호 현대건설 감독은 "선수들이 혹독한 겨울훈련을 잘 견뎌내 장기레이스에 자신있다"면서 " 구단에서 최고의 대우를 약속하는 만큼 새 천년 첫 우승을 꼭 차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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