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전복, 까다로운 홍콩 입맛 사로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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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한국산(産) 식자재가 홍콩에서 봄을 맞았다. 일본 원전 방사능 유출 사태로 일본산 먹을거리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틈새 시장을 뚫은 것이다.

 2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일본산 농수산물 수입 전문업체인 홍콩 쉬펑헝(兆豊行)은 최근 전남 완도의 수산업체 등과 한국산 전복과 해삼 등 약 550만 달러(약 60억원) 규모의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쉬펑헝은 대형 유통 업체로 홍콩과 중국 본토 등 중화권 지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 일본산 해산물과 농산품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자 일본산 수입을 줄이고, 수입처를 다변화했다. aT 박성국 홍콩 지사장은 “중국 대륙의 고급 소비자층을 공략할 수 있는 도약대로 보고 국내 식자재 산지에 대한 영업·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은 일본 농수산식품의 최대 시장이다. 지난해 일본의 관련 수출액 53억 달러 가운데 홍콩으로 수입된 물량은 12억 달러에 달한다. 홍콩의 5성급 샹그릴라 호텔 식품·음료 총괄 매니저는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산 식자재를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고급 식자재 시장에 대한 수출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 광둥성 지역에 18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통업체 저스코는 구매 담당자를 파견해 한국산 식품 구매 방안을 협의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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