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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개업 공식 들여다보니 … 인심 + 체험행사 + 입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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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이성끼리 눈이 마주친 뒤 사랑을 느끼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지 3초라는 뇌과학 연구가 있다. 순식간에 첫인상이 결정된다는 얘기다. 점포를 열 때도 마찬가지다. 짧은 시간에 손님의 발길을 끌어야 한다. 소개 전단을 돌리고, 도우미가 분위기를 띄우고, 현수막을 걸고, 종 이벤트를 여는 ‘오픈 마케팅’이 중요한 이유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오픈 마케팅 효과는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까지 간다”며 “연애할 때와 마찬가지로 점포를 낼 때도 강렬한 첫인상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창업의 계절 봄을 맞아 매장 인지도를 높일 뿐 아니라 사업의 성패를 가를 수도 있는 오픈 마케팅 성공 전략을 소개한다.

글=김기환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무료 쿠폰, 1+1 등 다양한 전략 활용을

치킨 전문점인 ‘땡큐맘치킨’이 경기도 안양 호계점 매장 앞에서 오픈 기념 시식 행사를 하고 있다. 시식 행사는 넉넉한 인심이 관건이다. [김성룡 기자]


오픈 마케팅이 가장 중요한 분야는 외식업이다. 비슷한 브랜드끼리 가까운 거리에서 경쟁할 때가 많아 눈길을 끄는 것이 우선이다. 불황인 요즘에는 시끌벅적한 이벤트보다 실속형 오픈 행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외식업에서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시식행사. 외식업체의 생명인 맛을 알리고, 잘 하면 이를 통해 단골 손님을 만들 수 있어서다. 무료 시식권을 제공하거나, 오픈 당일에만 방문 고객에게 무료 시식 행사를 열거나, 오픈일부터 하루하루 가격을 정규 판매가격까지 올리는 방식 등 다양한 전략이 있다.

 비스킷치킨 전문점 ‘땡큐맘치킨’(www.tkmomck.com)은 오픈 사흘 전부터 시식 행사를 한다. 본사에서 가맹점에 시식용으로 닭 60마리를 지원한다. 땡큐맘치킨의 김수연 과장은 “외식업은 넉넉한 인심이 성공 포인트 중 하나”라며 “개점 초기에 치킨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점주의 부담을 덜어준다”고 말했다.

 전통국수 전문점 ‘명동할머니국수’(www.1958.com)는 점포를 오픈할 때 ‘50년 전 가격’ 이벤트를 한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1958년 당시 국수 한 그릇 가격인 100원에 시식 행사를 여는 것이다. 국수 사리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추가해 준다. 본사에서 국수 400인분과 식자재를 지원한다.

 1층에 입점하는 경우가 많은 외식업에 비해 2~3층에 들어선 서비스 점포의 경우 보다 공격적인 오픈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유리창 청소 업체 ‘윈크린’(www.winclean.net)은 오픈할 때 본사에서 텔레마케팅을 지원한다. 텔레마케팅 전담 직원 5명이 고층 건물주와 대형 외식점을 상대로 서비스를 홍보한다.

 피부 관리실이나 피트니스클럽이라면 무료 체험 쿠폰을 나눠주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서비스가 훌륭하다면, 한 번 체험한 고객은 회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입소문을 퍼뜨리는 전위 부대가 될 수도 있다. 여성 전용 피트니스클럽 ‘커브스코리아’(www.curveskorea.co.kr)가 바로 이런 ‘체험+입소문’ 마케팅을 활용하는 프랜차이즈다. 오픈과 함께 주부들 입소문의 근거지인 미용실·수퍼마켓을 찾아 무료 체험권을 준다. 매장 오픈 전부터 자동응답 전화 서비스를 제공해 오픈 날짜를 알리고 무료 체험 예약을 받는다.

 판매 업종은 ‘1+1’ 덤 마케팅과 전단 배포가 대표적인 오픈 마케팅 전략. 여기에 구매고객에게 사은품을 준다면 홍보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셀프 케이크숍 ‘단하나케이크’(www.cakedan.com) 경주점 최병찬(42) 사장은 독특한 서비스로 눈길을 끈 경우. 오픈 후 3개월 동안 경주 노동동의 여중·고 주변에서 전단을 돌리고 조각 케이크 시식 행사를 열었다. 초창기 방문 고객들이 만든 케이크는 사진으로 찍어 e-메일로 전송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했다. 최 사장은 “고객이 직접 케이크를 만드는 것이 다소 생소할 수 있기 때문에 오픈 마케팅에 더욱 신경 썼다”며 “e-메일과 휴대전화를 통해 새로 만든 케이크를 홍보하는 등 인터넷 마케팅을 적극 활용한다”고 말했다.

 직원들 손발 잘 맞게 연습 철저히

이경희 소장은 “오픈 행사는 연습부터 신경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무가 손에 익지 않은 상태에서 오픈하면 오히려 나쁜 첫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 특히 외식 업종의 경우 요리에 자신이 생겼을 때 시식 행사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오픈 첫날엔 직원들끼리 손발이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근무자를 평상시보다 여유 있게 둬야 한다. 또 재고가 남을지언정 판매량을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뭔가 나눠준다는 소리를 듣고 기껏 찾아왔는데 ‘물건이 떨어졌다’는 소리를 듣고 발길을 돌리면 그 뒤엔 고객으로 잡기 힘들다.

 요란한 이벤트보다 중요한 것은 실속 있는 마케팅이란 점도 알아둬야 한다. 주택가에서 큰 소리로 음악을 틀고 화려한 도우미가 율동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개점일을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름철이 성수기인 냉면·호프집은 5~6월, 선물 수요가 많은 업종은 기념일이 많은 5월 직전에 오픈하는 식이다. 이 소장은 “사무실 밀집가라면 구매의사가 높은 수~목요일에, 주택가는 금·토요일에 문을 여는 게 바람직하다”며 “성수기 직전에 오픈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고객에게 익숙하지 않은 서비스라면 오픈 마케팅 기간을 길게 잡아야 한다. 이 소장은 “오픈 마케팅이 중요하지만 ‘반짝 마케팅’으로 그쳐선 안 된다” “연중 계획을 세워 추진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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