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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두타·밀리오레처럼" 대형쇼핑몰 열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동대문시장의 두산타워.밀리오레가 성공을 거두자 전국적으로 이를 본뜬 대형 쇼핑몰 신설 붐이 일고 있다.

이들 신흥상가는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최신 마케팅 기법으로 유통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두산타워와 밀리오레가 불붙인 서울 4대문 안의 상권싸움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신흥 쇼핑몰의 메카로 부상한 동대문시장에는 다음달 2천여개의 의류 도.소매상이 입점하는 '뉴존' 이 가세한다.

바로 옆에는 '쥬트 클럽' (2천여개 상가 입주)이 2003년 개장을 목표로 다음달부터 신축 공사에 들어간다.

1만2천여개의 상가가 밀집한 남대문시장과 명동 주변도 신흥상가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신세대 여성복 전문 쇼핑몰인 '굳앤굳 디자이너 월드' 가 지난해 12월 명동에서 문을 열었다. 밀리오레는 별도의 주차 빌딩을 갖춘 17층 규모의 명동점을 상반기중 개점한다.

인근 신세계백화점 본점 뒤편엔 오는 8월께 23층 규모의 초대형 쇼핑상가 '메사' 가 문을 연다. 메사는 특히 전체 1천6백여개 매장 중 70여개를 일본.대만.동남아 상인에게 분양해 국제 패션 전문상가로 키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시작된 대형 쇼핑몰 신설 열풍은 경기도에 이어 전국 주요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일산 신도시의 경우 마두역 주변에 '아리오조' 가 다음달 문을 연다.

광명에선 점포가 8백50개인 메르존(3월)이, 부평에선 지상 6층 규모의 신세대 전문 패션 쇼핑몰 '엡스 201' (8월)이 차례로 개점한다.

경기도 지역에서는 이미 씨앤씨(인천).미즘(의정부).테마폴리스(분당)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전에서는 신세대 의류 쇼핑몰 '멜리오' 가 다음달 문을 연다. 이미 갤로리 존 등이 들어선 대구에서는 베네시움(1천2백여 점포).밀라노존(6백여개)등이 차례로 들어서 쇼핑몰의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부산에서도 이미 두곳의 대형 쇼핑몰이 들어선 데 이어 내년 1월 지상 27층 규모의 복합상가 '네오포스' 가, 내년 8월에는 밀리오레 부산점이 가세해 서울 못지않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호남권에서도 광주.전주를 중심으로 상권이 커지고 있다.

신흥 쇼핑몰은 해외로도 손을 뻗치고 있다. 밀리오레는 이달 초 대만 갤럭시백화점 7층에 해외분점격인 '밀리오레 타이페이' 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대형 쇼핑몰이 급증하면서 서울 의존도가 컸던 지방 재래시장의 유통구조가 지방분권형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지역 쇼핑몰 베네시움의 김인환 경영실장은 "상당수 지방 신흥 쇼핑몰이 자체 상품제작과 공급체계를 갖추고 있어 60%가 넘는 상품을 동대문.남대문 등 서울 재래시장에서 공급받고 있는 유통체제가 머지 않아 허물어질 것" 이라고 내다봤다.

신흥상가의 출현과 함께 50~60대가 주축이던 재래상인의 '세대교체' 도 빨라지고 있다.

서울 메사의 경우 입주 상인의 70%가 해외에서 의상.디자인 등을 공부한 유학파를 포함, 20~30대 신세대 상인들로 채워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동원해 백화점.할인점 등 유통 메이저와 경쟁하고 있다.

신흥 쇼핑몰은 회원카드.마일리지 보상제도(엡스 201 등), 상가 공동브랜드 개발(베네시움.멜리오 등), 대형 할인점 및 영화관 입주(프레야 타운.메르 존.월드 유통 등), 패션 쇼와 같은 다양한 이벤트(메사.뉴존 등)를 선보이고 있다.

재래시장이 이처럼 신흥 쇼핑몰로 거듭나면서 고객을 끌어들이자 기존 대형 유통업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서울 명동 새로나백화점과 대전백화점 등은 아예 각각 굳앤굳디자이너월드.멜리오 등 쇼핑몰로 옷을 갈아 입었다.

신세계.뉴코아백화점 등은 동대문시장 의류만 취급하는 코너를 따로 두는 등 재래시장 벤치마킹에 나섰다.

경쟁적으로 생기는 대형상가 붐 뒤에는 그늘도 있다. 한 지방상인은 "지역경제 규모를 무시한 비슷한 개념의 대형 쇼핑몰 신설 경쟁은 자칫 시설과잉을 가져와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 고 우려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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