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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 파행운영 마무리 될까

중앙일보

입력

위원 10명중 7명이 사퇴해 파행 중인 영화진흥위원회의 위원 인선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었다.

17일 영화계에 따르면 유길촌(유시어터 극장장)씨, 이용관·이용배 교수, 김홍준 감독, 제작자 이은, 이연호('키노'기자)씨 등이 신임 위원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로는 안성기씨와 제작자 이춘연·유인택씨 등도 거론됐으나 본인들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규정상 위원이 사퇴할 경우 1개월 이내에 선임하도록 돼 있어 최종 선정은 늦어도 이번 주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28일 영화진흥공사를 대신해 민간자율기구로 출범한 영화진흥위원회는 처음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문화관광부 장관이 임명한 10명의 위원중 김지미·윤일봉씨가 자신들은 위원 선임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불참을 선언했던 것. 두 사람은 신세길 위원장과 문성근 부위원장 체제에서는 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정지영·안정숙·조희문·김우광·채윤경·임권택 등 8명의 위원으로는 법적 구성 인원인 10명을 채우지 못해 위원회 활동이 법률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4개월이 지난 9월6일 신 위원장과 문 부위원장이 사퇴하고 박종국·조희문 체제로 되면서 가까스로 사태가 수습됐다.

하지만 한달 뒤인 10월5일 안정숙·문성근·정지영 위원이 "현 집행부는 스크린쿼터 지키기에 미온적이고 개혁 의지가 없으며, 문화부도 예산권 등을 통해 영진위의 자율성을 해치려한다"는 이유로 사퇴해 다시 파행의 길에 들어섰다.

사태가 확산되자 문광부는 위원 전원에게 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2월 20일 박 위원장과 임권택·채윤경·김우광 씨등 4명의 위원이 사퇴했다. 하지만 조 부위원장과 김지미·윤일봉씨는 "임기를 다 채우지도 않은데다 특별히 사퇴할 이유가 없다"며 잔류를 택했다.

협의체로 운영되는 위원회의 위원 임기는 3년이며 위원장·부위원장은 위원들의 호선으로 선출된다.위원장·부위원장을 제외한 위원들은 비상근이다.

이번 영진위사태와 관련,40대 초반의 한 영화인은 "뚜렷한 쟁점도 없는 상태에서 '현장영화인'과 원로영화인간에 골이 너무 깊어 안타깝다"며 "영화계 전체를 원만하게 끌고 가면서 영상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영진위 위원들이 합리적이고 중립적으로 사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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