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후유증 다룬 < 그들만의 전쟁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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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민예가 < 그들만의 전쟁 >으로 베트남전의 아픈 상처를 다시 들춰낸다.

극단은 유진월 작, 강영걸 연출의 이 작품을 21일부터 3월 5일까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극장에서 공연한다.

< 그들만의 전쟁 >은 제목이 암시하듯 베트남전이라는 대리전에 뛰어들어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두 제대군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이 특히 주목한 것은 고엽제 피해다. 고엽제는 기형아 출산과 정신질환 유발 등으로 삶을 피폐화시키지만 그 피해가 국내에 알려진 것은 10년도 채 되지 않는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의 제대군인들은 고엽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2억 4천만 달러의 배상금을 받아냈으나 국내에서는 이제서야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연극은 장씨를 외적 상처로 고통받는 인물로, 김씨는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는 인물로 그린다.

이중 김씨는 공포감과 환청으로 괴로워 하며 수전증과 대인공포증마저 갖고 있어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지 못한다. 그는 장씨만을 의지하며 살다가 끝내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장씨는 자신보다 가족이 고엽제 후유증으로 파괴되는 삶을 산다. 딸은 기형아를낳을 수 있다는 유전적 공포감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은채 가출하고, 아내는 그 딸을 찾아 집을 나간다.

작가 유진월씨는 '베트남전뿐 아니라 한국전에서도 고엽제가 심각한 후유증을 낳았다는 사실이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면서 '고엽제는 과거가 아닌 현재의 문제로 남아 있어 연극으로 이를 다시 제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연시간 : 평일 오후 7시, 금-토 오후 4시와 7시, 일요일 오후 4시. 문의 : 02-744-0686.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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