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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경북에 몰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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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북 상주시는 지난 한해 귀농·귀촌이 162가구에 달했다. 경북 23개 시·군 중 가장 많은 숫자다.

 귀농은 농사를 짓기 위해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하는 것이고, 귀촌은 농업 이외 산업에 종사하며 전원생활 등을 위해 농촌으로 이주하는 것을 말한다.

 상주시에서는 모서면이 26가구로 가장 많았고 내서면(22)·은척면(19) 등의 순이었다. 이들 지역에서 귀농인이 많이 선택한 농사는 고랭지 포도였다.

 현지 주민들이 고령으로 더이상 농사를 짓기 어려워 포도 농사를 이어받은 경우였다.

 상주시 농업정책과 이종진(48)씨는 “노부부가 농사를 짓다가 한쪽이 세상을 떠나면 사실상 농사를 지을 수 없다”며 “귀농인은 지난해 유난히 고랭지 포도밭을 많이 임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포도 재배가 농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시설원예나 축산보다 땅값 등에서 이점이 많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주시는 귀농인의 조기 정착을 위해 농촌을 6개 권역으로 묶어 사랑방 좌담회를 열었다. 새내기 농민의 고민을 듣고 같이 해결하는 자리다.

 상주시 다음으로 귀농·귀촌은 지난해 봉화군이 137가구로 두번째를 차지했다.

 지난해 경북 전체의 귀농·귀촌은 1112가구 2538명이었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가 발표한 ‘2010년도 귀농·귀촌 현황’에 따르면 이 숫자는 전국 4067가구 9732명 중 27.3%를 차지해 전국 최대다. 경북도는 2009년에도 1118가구(1위)로 2년 연속 전국 최고 수준에 달해 지역이 귀농의 최적지임을 입증했다.

 지역의 귀농·귀촌은 연령별로는 50대 438명(39.4%), 40대 334명(30.0%), 60대 169명(15.2%), 30대 140명(12.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농촌과 도시를 함께 경험한 40∼50대가 경쟁적인 도시에서 벗어나 다소 여유로운 농촌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귀농 전 주소는 대구가 248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기 246가구, 서울 144가구 등이었다.

 시군별 귀농·귀촌은 상주·봉화에 이어 청송 96가구, 안동 94가구, 영주 80가구로 주로 경북 북부권에 집중됐다. 선택한 농업 분야는 초기 자본이 비교적 적게 들고 실패 확률이 낮은 벼농사가 41.4%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과수(35.5%)·원예(6.7%)·축산(4.5%)의 순이었다. 또 귀농 전 직업은 자영업(33.6%)·사무직(19.8%)·생산직(12.7%)·건설(6.3%) 등으로 나타났다.

 경북도는 전국적으로 710만명에 달하는 1955∼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있어 제2의 삶을 농촌에서 여유있게 보내겠다는 베이비 부머들의 이동이 귀농 인구 증가로 이어지는 것같다고 분석했다.

 경북도는 지원책을 마련해 귀농을 장려하고 있다. 우선 귀농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경운기 구입이나 비닐하우스 등 농업기반시설 설치나 확충에 최대 500만원을 보탠다. 또 귀농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선도 농가에서 연수하며 영농 기술을 배울 경우 6개월간 매월 1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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