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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캠프·당 트윗 모두 열세 한나라, 사이버 대결도 완패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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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 분당을과 강원도지사 재·보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은 사이버 선거전에서도 완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후보와 후보 캠프, 당의 네트워크가 모두 그랬다. 중앙SUNDAY가 서울대 장덕진 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후보 사이에선 트윗과 리트윗이 활발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후보 간엔 미약했다. 이를 통해 민주당 후보의 트윗에선 지역 이슈가 전국화됐다. 결과적으로 트위터에서 한나라당은 지역구 선거를 치렀고 민주당은 전국 선거를 치렀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의 최대 패인을 온라인 선거전 패배로 꼽았다. 이후 디지털 본부를 만들어 젊은 층을 공략하겠다는 게 안상수 대표 체제의 공약이었다. 하지만 실패는 되풀이됐다.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는 분당을 보선에서 패한 뒤 “투표 종료 한 시간 전까지 앞서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때문에 역전당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내년 총선·대선 때도 투표 종료 1~2시간 전에 SNS로 (투표 독려 메시지가) 쫙 돌아 젊은이들이 투표장에 줄서는 일이 되풀이될 텐데, 한나라당은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장덕진 교수와 SNS 분석 전문기업인 ㈜사이람은 3월 28일부터 4월 25일까지 분당을 및 강원도 재·보선과 관련된 모든 트윗을 분석했다. 한국에 개설된 약 280만 개의 트위터 계정에서 두 지역 선거와 관련된 트윗을 가려내고 그것들 간의 네트워크를 따졌다. 분석 대상 트윗은 모두 2670만8419건. 이 기간 중 두 지역 재·보선과 관련된 트윗은 11만 6980건이었다. 분당을 손학규·강재섭 후보, 강원도 최문순·엄기영 후보의 개인 계정과 캠프 계정이 대상이다.

조사 결과 이들 계정의 트윗을 한 번이라도 읽은 사람의 숫자는 최문순·손학규 캠프 계정이 각각 266만여 건과 131만여 건으로 1, 2위를 차지했다. 반면 강재섭 캠프는 69만여 건에 불과해 경쟁 상대인 손학규 캠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엄기영 캠프는 계정을 만들긴 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건의 트윗조차 올리지 않았다.

개인과 캠프, 당의 트윗으로부터 퍼져나간 트윗의 수와 내용을 분석한 결과 역시 당선자인 손학규·최문순 후보가 낙선자인 강재섭·엄기영 후보를 압도했다. 가장 많이 확산된 5대 트윗만 놓고 보면 손학규 후보는 13만1429건으로 강재섭 후보의 8만1173건을 크게 앞섰다. 손 후보의 경우 “중산층이 튼튼한 사회, 함께 잘사는 나라” 등 긍정적 내용이 많았다. 강재섭 후보의 경우 “부끄러움과 죄송함이 큽니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와 같은 부정적 내용도 포함됐다. 최문순 후보는 5대 확산 트윗 수가 21만3429건으로 7만4134건인 엄기영 후보의 세 배에 달했다. 확산된 내용은 최 후보의 경우 “힘이 난다. 힘이나”라거나 “이광재 지사 아버지의 눈물을 꼭 닦아 드리겠다”와 같은 감성적 메시지였다. 엄 후보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는 당부가 많았다.

장 교수는 “4·27 재·보선은 ‘소셜 선거’의 의미가 크다”며 “유권자들이 트위터를 통해 정치인과 직접 소통하고, 의제를 설정하고, 투표를 독려했다”며 “결국 SNS가 정치 공동체를 되살리는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구가톨릭대 장우영 교수는 “내년 총선·대선에선 SNS의 위력이 예상보다 더욱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상연 기자 chois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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