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없는 페인트 신제품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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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천연페인트㈜와 ㈜세라켐 등 벤처 페인트 제조 기업이 천연.무공해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페인트 시장에 새 바람을 넣고 있다.

이들 제품은 값이 기존 화학 페인트보다 2~3배 비싸지만 냄새가 거의 없고 중독 위험이 적다는 장점 때문에 건강.환경친화형 상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주택이 고급화하고 건강과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파트 업체를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들 페인트 회사는 대기업과 판매 제휴를 맺는 등 시장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에 자극받은 벽산화학.고려페인트 등 기존 페인트 업체도 공해 발생이 적은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 무공해 천연원료 페인트로 승부〓지난해 초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유하천연페인트는 최근 국내 최초로 1백% 천연원료로 만든 무공해 천연페인트를 출시했다.

오렌지와 오동나무 등에서 추출한 천연원료로 만든 이 제품은 화학페인트와 달리 냄새나 중독 위험이 적은 게 특징이다.

가격은 10ℓ들이 한통에 8만원 정도. 독일산 등 외국 제품에 비하면 값이 25% 수준으로 싸고 칠한 뒤 마르는데 걸리는 시간도 기존 제품보다 짧다.

유하페인트는 올해부터 이 제품을 함정 도료용으로 해군에 납품키로 했으며, 현대건설.삼성물산 주택부문등 대형 건설업체와도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다.

세라켐은 산업폐기물을 재활용한 무독성 분말 페인트를 내놓았다.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슬래거 등 산업용 폐기물을 원료로 환경친화형 제품 '리노코트' 를 개발했다.

페인트를 칠할 때 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고 냄새도 거의 없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삼성물산 주택부문에는 아파트 2만세대에 쓰일 물량을 공급하기로 계약했고 현대산업개발의 2만5천세대에도 납품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 기존 업체도 개발 활발〓다른 페인트 회사도 맥반석.황토 등을 이용한 기능성 저공해 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벽산화학은 1998년 말부터 맥반석 가루를 첨가한 페인트를 출시해 관계사인 벽산건설이 시공하는 일부 아파트 실내 도료로 쓰고 있다. 색이 더 오래 가고 인체에 피해를 주는 물질도 적은 실리콘 아크릴계 페인트(상품명 BPX711)도 선을 보였다.

백양페인트는 '황토 페인트' 를 개발해 공급 중이다. 한국화학연구소 화학기술 연구부 이수복 박사는 "무공해.천연 페인트시장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앞으로 5년 이내에 1천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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