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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 ‘1만 개 진주 드레스’ … 케이트 ‘다이아몬드 티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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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영국의 윌리엄(29)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29)의 결혼식이 29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부터 75분간 치러진다. 영국 BBC 방송은 3시간 전에 결혼식장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초대받은 하객들이 나타나는 모습부터 중계를 시작한다. 세계 인구의 3분의 1인 20억~25억 명이 이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촌의 이목은 미들턴에 집중되고 있다. 1981년 시어머니인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결혼식 때도 주인공은 신부였다. 30년의 세월을 두고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매력 대결이 펼쳐지는 것이다.

 당시 20세였던 다이애나는 1만 개의 진주로 문양을 새긴 우아한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머리에는 다이아몬드가 화려하게 장식된 티아라(보석으로 장식된 머리띠)를 썼다. 드레스의 트레인(뒤로 길게 늘어지는 부분) 길이는 7m가 넘었다. 29세 신부인 미들턴의 드레스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디자이너도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걸맞게 시어머니의 것보다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형태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트레인은 그다지 길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티아라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결혼식 때 썼던 것이 선택됐을 가능성이 있다.

 결혼식 뒤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펼쳐지는 시민들에 대한 인사에서 신부가 어떤 모습을 연출할지도 관심사다.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는 당시 왕실 최초로 공개 키스를 했다. 시간은 1초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이는 이후 왕실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5년 뒤 찰스 왕세자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는 어릴 적 친구인 세라 퍼거슨과 결혼할 때 정열적인 키스와 스킨십으로 화제가 됐다. 신세대 왕자 부부는 인상적인 애정 표현을 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결혼식장의 모습도 30년 전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3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최대 2000명 규모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바뀌었다. 97년 다이애나의 장례식이 치러진 곳이다. 윌리엄과 미들턴은 식장을 친환경적으로 꾸며 달라고 주문했다. 꽃과 나무의 생명을 보존하며 장식하는 것으로 유명한 자연주의 플로리스트 셰인 컨놀리는 6m 크기의 나무들을 대형 화분에 옮겨 식장을 숲으로 만들었다. 이 나무들은 일주일 동안 그대로 전시된 뒤 다시 원래의 자리로 옮겨진다.

 신부의 결혼식 행차도 현대식으로 탈바꿈했다. 다이애나는 마차를 타고 식장에 왔다. 미들턴은 이를 고사했다. 대신 왕실 소유의 롤스로이스 팬텀6 승용차를 부친과 함께 타고 온다. 신부 아버지의 신분도 다이애나 비는 백작이었는데 미들턴은 평민 사업가다.

런던=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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