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책임” 임태희 실장 사의 … 이재오 책임론도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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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궐선거 참패로 한나라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하기로 한 28일 안상수 대표가 소속 상임위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오른쪽부터 한나라당 안 대표, 윤상현·이상득 의원. [김형수 기자]


4·27 재·보선에서 패배한 다음 날인 28일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두 차례 기자들 앞에 섰다. 오전에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개각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만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3시간40여 분 뒤엔 “개각과 함께 청와대 개편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교체 범위를 넓혔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침 임 실장과 수석비서관들과 ‘티타임’을 했다. 이 자리에서재·보선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큰 흐름에서 국민의 뜻은 늘 정확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겸허하게 살피면서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개각이나 청와대 개편에 대해 명시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청와대 참모진 사이에서 “기존 참모들을 재신임한 게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청와대 직원들 가운데) 자기 볼일이 있는 사람은 5월 중 청와대를 떠나라” “딴생각을 하는 사람은 떠나라”는 취지의 말도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전파되면서 “청와대도 대폭 개편될 수 있다. ‘무한 책임’을 얘기한 임 실장도 포함될 수 있다 ”는 얘기가 나왔다. 홍 수석의 두 번째 기자실행이 있었던 무렵이었다.

 홍 수석의 발언이 ‘개각→개각 및 청와대 개편’으로 바뀐 데서 드러나듯 이 대통령이 정국 수습방안 중 하나로 대대적인 인적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일각에선 “ 이재오 특임장관도 재·보선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 대통령이 이 같은 인적 교체를 통해 기대하는 건 뭘까. 이 대통령과 잘 아는 인사들은 “분위기 쇄신용 개각·개편이라기보다 집권 4년차를 맞아 ‘일하는 청와대와 정부’로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티타임에서 이 대통령이 가장 힘줘 말한 건 서민경제와 일자리 창출이었다고 한다. 발언시간도 상당했다 한다.

 한 참석자는 “일자리 창출이라고 막연히 얘기하지 말고 어디다 투입해야 일자리가 나오는지 말하라. 친서민정책인 미소금융이 주춤 한데 왜 그런지, 구체적으로 챙기라”는 게 이 대통령의 주문이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올 초 “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딴생각을 하는 사람이 권력 누수를 말한다 ”라고 했었다. 재·보선 패배란 ‘난관’을 만나서도 접근법은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글=고정애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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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대통령실 실장(제3대)
[前] 무소속 국회의원(제18대)

1956년

[現] 대통령실 특임장관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45년

[現]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

195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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