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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포화’ 롯데의 고민 … 라이프스타일센터로 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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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롯데몰 이시아폴리스점 내부의 작은 도서관(사진 위)과 어린이를 위한 키즈 테마파크.


‘미래 먹을거리를 찾아라’.

 2009년 창립 30주년을 맞은 롯데백화점 이철우(68) 대표에게 주어진 화두였다. 당시는 국내 백화점 점포 수가 80곳을 헤아리면서 신규 출점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다. 대형마트·온라인쇼핑몰 같은 새로운 형태의 유통업체들과 경쟁도 치열했다. 이 대표는 이런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전챌린지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었다. 이 대표 자신이 팀장을 맡고 이동우 경영지원부문장, 김세완 기획부문장 등 주요 간부 20여 명이 팀원이 됐다. 태스크포스팀은 선진국 유통업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에 몰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매주 한 차례 이상 마라톤회의를 하는 등 치열한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 활동 8개월 만에 첫 결과물이 나왔다. 28일 대구시가 조성 중인 복합신도시인 이시아폴리스에 개점한 ‘롯데몰 이시아폴리스점’이 그것이다. 이 점포는 국내 최초의 라이프스타일센터(LSC)를 표방한다. ‘라이프스타일센터’는 쇼핑은 물론 소비자들의 여가생활까지 가능하도록 꾸민 시설이다. 기존 백화점들이 고객에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쇼핑공간에 그쳤다면 LSC는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전 연령대의 고객이 먹고 마시고 즐기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시설을 갖췄다. 롯데백화점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4개월 동안 미국·일본·유럽의 40여 개 복합쇼핑몰을 벤치마킹했다.

 ‘롯데몰 이시아폴리스점’은 연면적 8만2600㎡(약 2만5000평), 매장면적 3만3000㎡(약 1만 평) 규모다. 아웃렛과 유사하게 생긴 센터 내부에는 유아·아동부터 남녀의류·아웃도어·스포츠·가전·생활용품 등 국내외 11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쇼핑시설 외에도 영화관과 키즈 테마파크, 플라워 가든, 커뮤니티룸을 갖춰 가족 단위 고객이 반나절 이상 머물 수 있도록 고안한 게 일반 백화점과의 차이점이다. 고객 휴식공간인 ‘서비스 라운지’에는 3000권의 책을 갖춘 무료 도서관과 영화감상실도 있다. 박동희 점장은 “최근 문을 연 경쟁사의 아웃렛은 고객 편의공간이 전체 면적의 7~8% 선인 반면 우리는 35%가량을 할애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새로운 점포 형태인 롯데몰의 첫 입점 지역을 대구 이시아폴리스로 정했다. 도심에서 10㎞가량 떨어진 입지조건에 대구 지역의 높은 소비 수준이란 두 가지 요소가 맞아떨어져서였다.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전체 구매 고객을 분석한 결과 상위 1%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는 지역으로 서울과 부산, 경기도에 이어 대구가 꼽혔다. 상위 1% 소비자 중 6%가 대구 거주자였다. 지역 경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구 지역의 구매력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의미다. 이 같은 이유에서 롯데백화점은 물론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이 지역에 새로 점포를 낼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라이프스타일센터와 올 하반기 오픈 예정인 온라인몰 등 신성장 부문에서만 2018년까지 2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대구=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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