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원숭이 `테트라'와 복제양 `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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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과학자들이 인간과 가까운 동물인 레서스원숭이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 오리건영장류연구센터의 제럴드 셰튼 박사팀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14일자)''에서 ''배아분리''라는 기술로 붉은털원숭이 암컷 1마리를 복제하는데 성공, 현재 생후 4개월이 됐으며 앞으로 4마리가 더 태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이 사용한 배아분리는 영국 로슬린연구소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킨 방법이나 서울대 수의과대학 황우석(黃禹錫)교수가 복제 소 `영롱이''와 진이''를 탄생시킨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오리건영장류연구센터팀의 사용한 방법은 `배아분리'' 또는 `수정란복제''라고 하며 로슬린연구소팀과 황교수의 방법은 `핵이식에 의한 체세포복제''라고 한다.

수정란복제와 체세포복제는 엉청난 차이가 있으며 연구의 난이도로 볼 때 체세포복제가 훨씬 어렵고 활용도도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복제원숭이 `테트라''를 탄생시킨 수정란복제 방식은 엄밀하게 보면 일란성 쌍둥이를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수정란이 세포분열과정에서 두개 혹은 그 이상으로 분리돼 각각 한마리의 개체로 발전하는 것이 일란성 쌍둥이이며 연구팀은 수정란이 분열해 2세포기, 4세포기, 8세포기 등에 이르렀을 때 세포하나를 떼어내 한마리의 원숭이로 발달시킨 것이다.

그러나 체세포복제방식은 훨씬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먼저 성장한 동물의 귀 등에서 체세포를 떼어내 배양하고 암컷에서 난자를 채취해 그 안에 있는 핵을 제거한다. 그 다음 미리 배양한 체세포나 그 핵을 핵을 제거한 난자에 넣은 뒤 전기적 충격이나 화학약품을 이용해 결합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정란 상태의 복제배아를 일정기간 배양한 뒤 대리모 동물의 자궁에 이식해 새끼가 태어나도록 하는 것이 핵이식에 의한 체세포복제이다.

서울대 황우석교수도 체세포복제 방식으로 영롱이와 진이를 탄생시키기 훨씬 전에 수정란복제로 우수형질을 가진 소를 여러마리 탄생시키는데 성공했었다.

황교수는 ''수정란복제는 소 등 가축에는 널리 사용돼 왔기 때문에 이 방법을 영장류에 적용한 것 말고는 학문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며 ''이번 연구는 체세포복제를 영장류에 적용하기 위한 전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리건영장류연구센터 연구팀은 원숭이 복제가 의학실험용 원숭이 공급을 용이하게 할 뿐아니라 원숭이가 다른 동물에 비해 인간에 훨씬 가깝기 때문에 유전자치료법 등의 새로운 치료법 연구와 신의약품 연구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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